북한의 후계자 김정은의 인민군 최고사령관 추대가 임박했다. 김정은이 군을 중심으로 선군()정치를 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은 대장 계급장을 단 군복을 입고 나타났다. 북한 매체들은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만 사용하던 경애하는이라는 호칭을 김정은에게 쓰기 시작했다.
김정은, 이미 총비서최고사령관 역할 수행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우리의 최고사령관이라는 장문의 정론에서 김정은 동지를 우리의 최고사령관으로, 우리의 장군으로 높이 부르며 선군혁명 위업을 끝까지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론은 노동신문의 기사 형태 중 가장 권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어 김정은 동지여, 인민이 드리는 최고사령관 동지의 부름을 안고 김일성 조선을 영원한 승리로 이끌라고 호소했다.
노동신문이 앞장서서 추대 분위기를 만든 만큼 앞으로 군을 비롯한 북한의 각 계층에서 최고사령관직 승계 요구가 이어지고, 김정은이 이를 수용하는 형식으로 최고사령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류동호 시인이 쓴 최고사령부로 보내는 편지에서도 선군혁명의 최고사령부에 장군님 우리와 함께 계시는데,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 계시는데, 왜 편지를 보낼 곳이 없고 왜 편지를 받으실 분이 없겠습니까라고 썼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은 군 최고사령관이 북한에서 최고 직위는 아니지만 군 통수권을 상징하는 자리라며 별도의 절차 없이 추대만 하면 되기 때문에 김정은이 먼저 최고사령관 직위부터 갖고 통치를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 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구호를 공개했다. 노동당 중앙위는 당의 최고지도기관으로 정치국, 비서국, 당 중앙군사위 등이 모두 당 중앙위 산하기관으로 돼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사실상 당 총비서직을 수행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은에 경애하는이라는 수식어를 쓴 것도 그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김 주석, 김 위원장에게만 썼던 수식어를 김정은에게 쓴 것은 김정은이 북한 체제의 지도자로서 북한을 끌고 가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한 것이라며 최고사령관 추대와도 연관을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1991년 군 최고사령관에 오르면서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로 불리기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노동신문은 25일 정론에서 21세기의 태양 김정은 동지의 영원한 혁명동지가 되자고 했고, 조선중앙통신은 어버이 장군님(김 위원장)의 사랑으로 인민을 안아 보살펴주시는 김정은 동지는 진정 인민의 영도자, 친어버이다라고 표현했다. 태양과 어버이라는 표현도 김 주석과 김 위원장에게만 썼던 것이다.
장택동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