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코엑스 캐슬

Posted November. 11, 2010 07:11   

中文

코엑스 내 비상계단과 지하주차장, 엘리베이터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장소에 경찰을 배치했다.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10일 회의 장소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는 도심 속 요새로 탈바꿈했다. 코엑스를 둘러싼 이중() 안전펜스가 설치된 가운데 지상에는 장갑차와 경찰 1000여 명이, 하늘에는 헬리콥터가 철통같은 경호 경비를 위해 동원됐다.

코엑스 캐슬은 이중 펜스 철옹성

경찰과 G20경호안전통제단은 9일 밤 10시부터 이날 오전 6시 사이 아셈로와 봉은사로를 비롯해 영동대로와 테헤란로 등 코엑스와 무역센터 단지 외곽에 2m 높이의 녹색 철제 펜스를 세웠다. 각 도로가 만나는 지점과 횡단보도 구간에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교통과 출입이 통제되는 12일 0시부터 설치할 예정이다. 10일 아침 출근길 시민들은 밤새 생긴 펜스를 신기한 듯 바라봤다. 횡단보도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은 회사원 이용석 씨(43)는 조금 갑갑한 느낌이 들지만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해 꼭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10일 오후 10시부터는 코엑스 건물을 둘러싼 전통 담장형 펜스를 쳤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 고유의 전통 문양이 아기자기하게 그려져 있어 철제 펜스보다는 조금 덜 삭막할 것이라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초 코엑스 반경 600m에 설치하려던 담쟁이라인은 상황에 따라 가변적으로만 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코엑스를 지키는 병사들

경찰청은 G20 경호 경비를 위해 갑호 비상령을 발동하고 전국에서 5만여 명의 경찰인력을 동원했다. 이 중 코엑스에 배치된 경찰은 전의경을 제외하고도 1000명에 이른다. 이들은 500명씩 하루 2교대로 코엑스와 삼성역, 경기고 사거리 일대에 경비를 서고 있다. 삼성역 지하 역사()와 코엑스몰 등 코엑스 밖 테러 취약지점 3000여 곳도 경찰의 주요 경비 구역. 특히 방탄조끼를 입은 경찰 특공대원들은 기관단총 등 중화기를 들고 24시간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전기로 이동하는 경찰 삼륜차는 지상 행사장과 코엑스몰 등을 순찰하고 폭발물 탐지 훈련을 받은 경찰특공대 및 군 소속 특수탐지견 수십 마리도 코엑스 검색대와 삼성역, 선릉역 등에서 혹시 모를 테러에 대비하고 있다. 탐지견들은 지난달부터 행사 준비에 투입돼 밤에는 경찰버스 화물칸에서 잠을 잔다. 한편 이 같은 삼엄한 경비 속에서도 1인 시위가 이날도 이어졌다. 전날 외국인 동물보호단체의 깜짝 누드 시위에 이어 이날 오후에는 아프리카 방송 진행자와 결혼하고 싶다며 플래카드를 들고 온 한 남성이 30분간 1인 시위를 벌이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쓸고 닦고 회의장엔 기도실도

공무원들은 청소 비상이 걸렸다. 특히 주말에 내린 비로 코엑스 일대가 낙엽으로 뒤덮이면서 강남구청은 낙엽 전담조를 별도로 편성해 회의장 주변을 여러 차례 쓸고 닦았다. 강남구청은 물청소 차량 12대 중 절반인 6대를 코엑스에 배치해 매일 아침 거리 물청소를 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주 2회이던 물청소 횟수를 주 7회로 늘렸다며 새벽에 물을 뿌리면 아침 출근길에 먼지가 덜 나고 낙엽도 치울 수 있다고 했다. 구청 모기 방역팀도 24시간 근무하면서 정상들이 묵는 숙소나 회의장 인근에 모기 신고가 접수될 경우 즉각 출동해 방재 처리를 한다. 이번 행사를 위해 방한한 외국인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도 눈에 띈다. 정부는 원활한 업무 추진을 위해 모든 회의 참가국들의 언어별(15개 국어)로 통역사를 배치했다. 또 하루에 5번씩 기도를 해야 하는 이슬람권 관계자들을 위해 별도의 기도실도 마련했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G20 회의는 한국의 문화, 과학기술, 음식 등을 세계에 알리는 절호의 기회라며 G20 회원국 관계자와 국제기구 직원, 기자 등 국제사회를 이끌어가는 엘리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현 장관석 jhk85@donga.com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