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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조전혁 콘서트 훼방꾼들

Posted May. 15, 2010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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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전혁 대책위원회가 대한민국 교육살리기 희망나눔 콘서트를 13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기로 하고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한 것은 이번 주 월요일인 10일이었다. 조전혁 대책위원회는 전교조 교사가 누군지를 파악하는 것은 학부모의 알 권리에 속한다며 명단 공개를 강행했던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보수 인사 10여명이 모여 만든 단체다. 주최 측은 이 행사에서 전교조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고 교육 문제를 생각하는 문화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보도자료에는 심현섭 박준형의 사회로 애프터스쿨 M4 박혜경 남궁옥분 윤형빈 등 연예인들이 출연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보도자료가 나간 다음날부터 좌파 매체들의 전화가 대책위 쪽에 이어졌다고 허현준 대책위 사무국장은 밝혔다. 주로 전교조 죽이기 의도가 아니냐는 질문과 함께 참석 연예인들을 확인하는 내용이었다. 행사 소식이 알려진 뒤 출연이 예정된 연예인의 소속사에는 항의성 협박성 전화가 이어졌다. 애프터스쿨의 팬 카페와 박준형 씨의 미니 홈피에는 출연을 비판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남궁옥분 씨는 12일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을 봤다며 이 행사에 출연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교조의 홈페이지는 곧바로 조전혁 콘서트에 남궁옥분 출연 안 한다는 소식을 올렸다.

13일 행사는 남궁옥분 씨 이외의 다른 연예인들도 모두 출연을 취소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대책위원회 측이 연예인 소속사에 협박 및 폭언 등 압력을 가하는 행태로 미루어 순수한 팬이 아니라 특정 목적을 지닌 집단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히자 일부 누리꾼들로부터 또 한 차례 공격이 이어졌다. 배후는 없다는 댓글에서부터 연예인이 정치적 성격의 집회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 조 의원은 법을 지키라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2년 전 촛불집회 때를 연상시킨다. 적지 않은 연예인들이 촛불집회에 참석했을 때 좌파 인사들은 환호했다. 그 때도 배후가 어디 있느냐는 글들이 인터넷에 올랐다. 그럼에도 촛불집회에는 불법과 폭력이 횡행했다. 연예인들의 좌파 집회 참석은 옳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집회에 참석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은 이중 잣대다. 더구나 집단 공격을 통해 정당한 집회를 훼방 놓는 일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적이다.

홍 찬 식 수석논설위원 chans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