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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투자증가율 14.6%... 나홀로 뒷걸음

중견기업 투자증가율 14.6%... 나홀로 뒷걸음

Posted March. 04, 201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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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업계의 허리 역할을 해야 하는 중견기업이 갈수록 뒷걸음치고 있다. 중견기업 수가 급감하고 설비투자도 줄어드는 추세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이 되는 순간 세제() 금융지원 등 각종 혜택이 없어지면서 기업 스스로가 성장판을 닫아 생긴 현상이라는 지적이 많다.

3일 산업은행 경제연구소가 작성한 통계에 따르면 종업원 1000명 이상 제조 대기업의 설비투자 규모는 지난해 36조9434억 원으로 2004년(34조623억 원)보다 8.5% 증가했다. 중소기업(종업원 299명 이하)의 설비투자도 같은 기간 2조9690억 원에서 3조272억 원으로 2.0% 늘었다. 하지만 중견기업(300999명)의 설비투자는 같은 기간 4조7511억 원에서 4조581억 원으로 14.6%나 줄었다. 이 기간 연평균 설비투자 증가율도 대기업 2.1%, 중소기업 0.8%였으나 중견기업은 2.4%로 역성장했다.

또 한국중견기업연합회에 따르면 1996년 866개에 이르던 중견기업 수는 2007년 525개로 10여 년 만에 약 40% 급감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은 약 10만 개에서 12만 개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중견기업이 줄어든 것은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한 때문이 아니라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올라가는 것을 스스로 거부한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 기간 대기업이 262개에서 118개로 줄어든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기업은행 IBK경제연구소 노강석 소장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이 되면 조세, 금융, 인력, 기술개발, 판로지원 등 무려 70여 가지의 혜택이 일시에 사라지는데, 이에 대한 두려움이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소장은 중견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탄력적인 제도 개편과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중견기업 육성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중견기업 육성방안을 지난달에 내놓기로 했으나 부처 간 이견()으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어 탁상공론에 그칠 개연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중견기업 정책과 관련해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금융위원회, 중소기업청 등 관련 부처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며 아직 중견기업 범주에 대해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운 주성원 sukim@donga.com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