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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2관왕, 밴쿠버 황제의 꿈

Posted February. 22, 201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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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같아요.

1주일 전 짜릿한 첫 금메달의 흥분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다시 한 번 시상대 꼭대기에 우뚝 섰다. 카메라 울렁증이 있어 늘 표정이 어색했다는 그의 얼굴에 퍼진 환한 미소는 이번엔 아주 자연스러웠다

이정수(21단국대)가 캐나다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2관왕에 등극했다. 이정수는 21일 밴쿠버 퍼시픽콜리시엄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선에서 올림픽 신기록인 1분23초747로 우승했다. 이로써 이정수는 14일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깜짝 우승으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뒤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토요일의 사나이(현지시간 기준)로 떠오른 이정수는 27일 남자 500m와 5000m 계주에도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금메달 행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막판까지도 승자의 행방을 알 수 없던 치열한 접전이었다. 이정수는 초반 레이스에서 캐나다의 샤를, 프랑수아 아믈랭 형제와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가 선두 다툼을 벌이는 동안 대표팀 선배 이호석(고양시청)과 뒤에 처져 기회를 엿봤다. 이호석이 세 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치고 나가자 그 역시 속도를 내 2위로 올라섰다. 마지막 바퀴에서 이정수는 폭발적인 뒷심으로 이호석을 따라잡아 날 들이밀기로 승부를 걸었다. 결승선을 통과한 순간 이정수는 승리를 확신한 듯 오른쪽 주먹을 내지르며 환호했다. 은메달을 차지한 이호석의 기록은 1분23초801. 이정수와는 불과 0.054초 차이였다. 동메달은 1500m에서 이정수에 이어 은메달을 딴 오노(1분24초128)에게 돌아갔다.

이정수의 우승으로 한국 쇼트트랙은 이 종목에서 최강의 자리를 지켰다. 한국은 쇼트트랙이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알베르빌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1500m 6개의 금메달 중 5개를 휩쓸었다.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는 만리장성의 벽에 막혀 아쉬움을 남겼다. 레이스 중반 이후 독주한 저우양(중국)이 2분16초993으로 금메달을 거머쥔 가운데 이은별(연수여고)은 2분17초849로 은메달을 보탰고 박승희(광문고)는 2분17초927로 동메달을 추가했다.

이로써 한국은 금 4, 은 4, 동메달 1개를 기록하며 종합 4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역대 최고 성적인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의 6위와 최다 금메달인 2006년 토리노 대회의 6개(은 3, 동 2)를 동시에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