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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수 받을 서대문 4개고, 교사가 이상한 반포고

[사설] 박수 받을 서대문 4개고, 교사가 이상한 반포고

Posted February. 12, 2010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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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의 인창고 중앙여고 한성고의 2009학년도 4년제 대학진학률은 40% 안팎이었다. 전국의 일반계 고교평균 60%보다 한참 낮아 교장들은 걱정이 많았다. 인창고 최용주 교장이 인근 두 학교 교장들에게 공교육이 힘을 뭉쳐 개천에서 용() 나오게 할 방법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작년 말부터 세 학교에서 우수학생 70명을 뽑아 세 학교 우수 교사들이 매주 토요일에 수학 과학 논술을 가르치는 최우수 학생 공동심화학습이 시작됐다. 학생들은 비싼 사교육비를 안 들여서 좋고, 교사들은 경쟁적으로 좋은 강의법을 개발하게 됐다. 학교의 자존심을 걸고 가르치고 공부하다보니 학습효과가 더 높아지는 윈-윈 효과가 나타났다. 세 학교를 보고 인근 이화여대부속고도 함께 진학전략개발팀을 꾸리기로 했다.

서대문구에 있는 네 학교의 열성이 박수 받고 있는 사이, 서울 서초구의 반포고에서는 손가락질을 받는 일이 생겼다. 반포고는 지난해 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받았다. 과학중점학교가 되면 과학고처럼 수학 과학 이수비율을 4050%로 높이고 이공계 박사들도 강사로 둘 수 있다. 정부는 전국 53개 과학중점학교에 연간 4000만8000만원씩을 지원하며 올해까지 자율학교로 전환하도록 했으나 반포고는 신청을 포기했다. 수학 과학 담당 이외의 교사들이 설 자리가 줄어든다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전교조 소속 일부 교사들의 반대도 극심했다는 게 학교 측의 전언이다.

교육효과를 높이는 중심은 역시 교사이다. 2007년 맥킨지 컨설팅은 교재나 시설, 학급 내 학생 수 줄이기에 아무리 돈을 쏟아 부어도 교사가 열심히 가르치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교장과 교사가 앞장선 서대문구 네 학교는 공교육이 우리 교육을 주도하려는 모범적 사례이다. 서대문구가 이들 학교에 3900만원을 지원했듯이 정부는 잘하는 학교를 전폭 지원해 널리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

아무리 환경이 좋더라도 반포고처럼 제 밥그릇에 더 관심을 쏟는 교사가 많다면 공교육은 사교육에 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런 교사들이 전교조에 몰려있다니 공교육 현실이 답답하다. 교사답지 않은 교사들을 교장이 통솔하지 못한다면 교육당국과 학부모가 나서야 한다. 교원평가를 서둘러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물론 전교조 교사들의 명단도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