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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친노 연대

Posted January. 18, 201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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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공식 창당한 국민참여당(약칭 참여당)은 노무현 계승당()이라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만큼 노무현 색깔 일색이다. 참여정부의 참여에서 당명을 따왔다. 창당선언문에서는 아예 우리는 대한민국 16대 대통령 노무현의 삶을 당원의 삶과 당의 정치적 실천을 규율하는 거울로 삼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당 대표로 선출된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 천호선 전 대통령홍보수석 등 5명의 최고위원도 모두 노무현 정부에서 한자리 하던 사람들이다. 당 강령은 노 전 대통령이 평소 주장하던 내용들을 거의 그대로 옮겨놓다시피 했다. 이럴 바에야 친노()연대라는 당명도 괜찮을 것 같다.

친노그룹의 정치세력화는 오래 전부터 소문이 무성했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별도의 홈페이지를 만들었을 땐 정치세력화를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라는 추측까지 나왔지만 그들은 부인했다. 그러나 참여당 스스로 밝힌 창당 경과를 보면 공개적인 창당 제안은 노 전 대통령 사후인 2009년 8월이지만 초기 창당 제안문 작성은 그가 살아 있을 때인 2008년 10월 시작됐다. 생전의 노 전 대통령이 창당 준비에 어떤 역할을 했고, 창당 후에는 또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이었는지도 궁금하다.

참여당의 1차 타깃은 6월 지방선거이다. 전국적으로 20%의 득표율을 얻고, 영남과 호남에서 제2당의 지위를 확보하며, 수도권에서 최소 1명의 광역단체장을 배출하는 게 목표라고 한다. 참여당은 지역에 따라 야당 연대도 모색하겠다고 하지만, 다른 야당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특히 야권 통합을 모색하던 민주당은 못마땅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참여당이 다시 합당극을 연출해 지분을 챙기리라는 관측도 있다.

17대 총선을 앞두고 노무현 당으로 만들어진 열린우리당은 100년 정당의 꿈을 불과 3년8개월 만에 접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재정 대표는 앞으로 10년, 50년, 100년의 미래를 국민과 함께 설계하면서라고 했지만 참여당이 얼마나 부지할 지도 두고 볼 일이다. 지금의 민주당은 변신이 너무 복잡해 일일이 기억하기도 힘들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정당들의 이합집산은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고질병이다.

이 진 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