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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다방 제비-낙원회관 정확한 위치는

1930년대 다방 제비-낙원회관 정확한 위치는

Posted December. 28, 200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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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운영했던 다방 제비, 김두한의 거점이었던 낙원회관과 그 부하들이 드나들었던 바 멕시코의 정확한 위치는 어디일까?

여환진 씨(연세대 건축학과 석사과정)와 도미이 마사우라 한양대 건축학과 교수, 한동수 한양대 건축학과 교수는 종로와 명동거리의 시곗바늘을 1930년대로 되돌린 지도를 최근 복원했다. 이들은 1930년대 종로와 명동거리의 지적도를 완성한 뒤 번지수 상점 상호 등을 찾아냈으며 그 위에 옛 건물의 사진도 배치했다. 지도의 크기는 두 거리를 합해 25m에 이른다.

종로는 세종로 일민미술관(옛 동아일보 사옥)부터 동대문까지, 명동은 신세계백화점 본점(옛 미쓰코시 백화점)부터 동국대 부근까지다. 직선거리로는 종로 2km, 명동 2.8km에 이른다. 여 씨는 고서점에서 수집한 당시 전화번호부, 상인명부 등 상공회의소의 자료, 당시 신문기사와 신문광고를 모두 조사해 100%에 가깝게 복원해냈다고 말했다. 복원에는 2008년 초부터 최근까지 1년 6개월 넘게 걸렸다.

여 씨는 수집한 자료를 통해 각 번지에 입점한 상점의 상호와 업종, 주소, 전화번호, 상점 주인의 국적을 알아냈다. 어릴 때부터 수집했던 4만여 장의 근대건축물 관련 엽서와 사진을 통해 당대 거리 풍경도 입체적으로 재현해낼 수 있었다.

이 지도에 따르면 다방 제비는 종로 44번지. 지금까지 알려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제일은행 본점 자리(종로 49번지)와는 광화문 방향으로 몇 개의 건물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다. 여 씨는 구보 박태원이 이상에 관해 쓴 글 중 제비가 조선광무소 건물 1층에 있다는 기록이 있다며 당시 전화번호부에서 조선광무소 주소를 찾아보니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장소가 달랐다고 밝혔다. 낙원회관의 주소는 종로 2초메() 77번지였고 바로 건너편 14번지에는 김두한의 부하들이 자주 들렀던 바 멕시코도 있다.

명동과 종로거리를 함께 복원함으로써 당대 일본인거리와 조선인거리도 비교할 수 있다. 당시 종로에 가장 흔했던 상점은 옷가게, 즉 양품점으로 옷 신발 모자 등을 한꺼번에 팔았다. 이와 달리 명동은 신발, 모자, 와이셔츠 등 전문화된 매장이 많았다. 도미이 교수는 1930년대 명동은 최신 유행의 거리이자 한국 중국 일본 사람이 뒤섞여 음식점을 내고 물건을 사고팔던 국제화된 거리였다고 말했다.

종로에 있는 상점의 주인이 자주 바뀌었으나 명동은 2, 3대를 이어 장사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 지도에 따르면 1930년대는 명동에 조선인들이 본격적으로 진출했던 시기로 꼽을 수 있다. 여 씨는 당시 일본에서 유학하며 근대 문물을 체득한 문인이나 예술인들이 명동에 카페와 커피숍을 차리기 시작했다며 이번 작업을 통해 혼마치 83곳, 메이지마치 74곳, 종로 102곳 카페 및 커피숍의 상호와 주소를 알아냈다고 말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