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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골가뭄은 성격때문?

Posted April. 17, 2009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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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대표팀 부동의 수문장이었던 변호영 씨는 골키퍼는 혈액형 O형이 잘한다고 주장한다. 자신을 비롯해 최고의 골키퍼들은 모두 O형이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고 홍덕영, 함흥철 씨를 비롯해 이세연, 오인복 씨 등 최고 골키퍼 계보를 있는 선수들은 모두 O형이었다. 하지만 현 국가대표 수문장 이운재(수원 삼성)와 꽁지머리 김병지(경남 FC)는 B형이다. 차세대 골키퍼 정성용(성남 일화)과 김영광(울산 현대), 김용대(광주 상무)는 A형이다. 이를 보면 골키퍼와 혈액형은 상관관계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축구에서 포지션과 성격은 연관성이 있다. 호서대에서 이를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쓰고 있는 장연환 대한축구협회 심판실 부장은 골키퍼와 수비수는 내성적이고 소극적이다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참고 지켜야 하는 포지션 스타일이 성격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철벽 수비수였던 홍명보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감독은 다른 사람들이 말을 걸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내성적이다. 친해지기 전까지는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 김호 대전 시티즌 감독과 김정남 전 울산 감독도 비슷하다. 홍콩에 거주하는 변 씨도 조용히 움직이는 스타일이다.

반면 공격수는 활달하고 외향적이다. 상대 골문을 적극적으로 파고들어야 하는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이천수(전남 드래곤즈)는 나서기를 좋아한다. 너무 지나쳐 사고를 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그의 활달한 성격을 좋아한다.

공격과 수비의 가교 역할을 하는 미드필더는 인간성이 좋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대표적이다. 허 감독은 축구계의 마당발로 소문이 자자하다. 친구가 많고 후배도 많이 따른다. 분쟁도 잘 해결한다. 부인 최미나 씨는 감독님이 사람을 너무 잘 믿어 날린 돈도 많다고 전했다.

반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공격수임에도 내성적이고 조용하다. 강철 체력을 자랑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한 데는 차분한 성격이 한몫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이 때문에 골이 적은 것도 사실. 이제 박지성도 좀 적극적이어야 할 때가 온 것 아닐까.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