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남편의 잘못에 반발만 하면 가정파탄 부인이 때론 바가지-때론 애교 떨어

남편의 잘못에 반발만 하면 가정파탄 부인이 때론 바가지-때론 애교 떨어

Posted March. 11, 2008 03:05   

LG전자는 나 혼자만의 회사가 아닙니다. 현 노조원들만의 회사도 아닙니다. 임금 동결은 우리 자식, 우리 후손도 오래 다닐 수 있는 경쟁력 있는 LG전자를 만들려는 것입니다.

최근 LG전자의 2년 연속 임금 동결과 19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끈 주역 중 한 명인 박준수(54) 노조위원장은 11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제는 근시안적이지 않고 미래 지향적인 노조가 돼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LG전자는 이달 5, 6일 이틀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노경() 대표가 함께 참여하는 워크숍을 연 뒤 7일 30여 분 만에 임단협을 타결했다. 노경은 LG전자가 수직적 느낌을 주는 노사() 대신 사용하는 표현.

임금 동결은 물가인상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실질임금 삭감을 의미한다. 그만큼 노조원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결정인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일부 대기업은 임금 협상만 수십 차례를 하고, 그 기간도 수개월이 걸리곤 하지만 우리(LG전자)는 다르다며 노경 양측이 서로의 처지를 자기 일처럼 살피는 역지사지()의 신뢰 관계는 LG만의 자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회사의 경쟁력을 위해 고통을 분담하면 훗날 그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있을 것이란 상호 믿음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노경 관계는 부부 관계와 같다며 회사는 남편, 노조는 부인에 비유했다.

박 위원장은 남편이 부인을 화나게 했다고 해서 대책 없이 반발만 하면 가정 파탄이 올 수도 있다며 남편의 잘못을 바로잡으려면 부인이 때론 바가지도 긁고, 때론 애교도 떨면서 다양한 제스처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부인(노조)의 노력도 있어야 신뢰하는 부부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7일 임단협 자리에서 박 위원장의 이런 부부론에 대해 부부 관계는 좋을 때 서로에게 더 잘해야 한다며 절대 (노조를) 만만하게 생각하지 않고 더욱 잘하겠다고 화답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남 부회장은 특히 흔히들 대기업 노조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하지만 정작 그 문제가 자기 일이 되면 (임금동결 등을) 결단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며 박 위원장 등 노조 대표들에게 거듭 감사의 뜻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부형권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