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사진) 대법원장이 두산그룹 비자금 사건 판결에 대해 전관예우까지 언급하며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조계에선 발언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이 대법원장 발언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법조계의 의견도 찬반으로 팽팽히 엇갈리고 있다.
전관예우 비판도 영향=이 대법원장의 발언 배경에 대해 대법원의 한 판사는 그동안 일부 판결이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나 변호사 등에 따라 양형 차이가 크게 나 국민 불신을 자초했다는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은 이 같은 판결 성향을 보여 온 몇몇 고위직 판사들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법원장의 발언은 또 전관예우에 대한 외부의 계속된 지적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대법원장은 지난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청문위원들로부터 법원의 전관예우 실태에 대한 지적과 비판을 많이 받았다.
두산그룹 비자금 사건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K고교 사건이라고 불릴 정도로 같은 고교 출신 판사와 변호사들이 관련돼 있었다. K고 출신 재판장에 고위 판사 출신의 K고 동문 변호사 3명이 선임돼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 대법원장도 이들과 같은 K고 출신이다.
발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심각한 부작용도 우려된다=이 대법원장의 판결 비판에 대해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사법부 수장으로서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데 대한 위기의식을 느낀 데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의 중견 검사는 대법원장의 얘기는 원론적으로 옳지만 그렇게 공개적으로 발언함으로써 오히려 법관의 독립성을 스스로 침해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견 검사는 대법원장이 구체적인 판결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게 옳은지 의문이라며 일종의 포퓰리즘이 아닌가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 하창우() 공보이사는 대법원장 발언에 공감한다며 그의 발언을 개별 사건에 대한 간섭이라기보다 사법부 전체의 신뢰 회복 취지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의 한 고법 부장판사는 이 대법원장의 판결 비판은 법조계의 고질적인 관행을 개선하려는 긍정적 취지와 함께 법관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부정적인 면이 공존한다며 부정적인 영향을 철저히 경계하면서 어떻게 긍정적 취지를 살려나가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