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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나쁜 행동엔 보상없다며 묵살

Posted June. 24, 200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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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가 북-미 간 대화채널 개통의 중요성을 강조하자 북한이 백악관에 보내는 김정일의 친서를 만들었다.

그레그(아시아 소사이어티 회장) 전 대사와 함께 2002년 11월 평양을 방문했던 돈 오버도퍼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23일 전화 인터뷰에서 당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으로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서를 받아 백악관에 전달한 경위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레그 전 대사와 오버도퍼 교수는 전날 북한을 붙들 순간이라는 워싱턴포스트 공동기고문을 통해 친서 전달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친서를 어떻게 처리했나.

당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초청을 받아 평양을 방문 중이었는데 11월 3일 친서를 전달받았다.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의 평양 방문(10월)으로 2차 북한 핵 위기가 터지고 23주 뒤였다. 워싱턴으로 돌아와 스티븐 해들리 당시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에게 친서를 전달했다. 한국어 표현을 지인()을 통해 영어로 번역한 것도 같이 줬다. 김 위원장의 친서를 내게 전달한 사람은 강 제1부상이다. 그는 친서는 김 위원장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중요한 문건에 서명이 없다는 게 이상하다.

외교적으로 구두 메시지(verbal message)로 통하는 방식이다. 공식문서 형식을 피한 것은 사후에 부인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부시 행정부는 어떻게 반응했나.

해들리 부보좌관은 미국은 나쁜 행동에 보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뒤 부시 행정부는 제네바합의 파기를 이유로 대북 중유 공급을 중단했다.

왜 31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공개하나.

북한은 비밀유지를 요청했고, 미국은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김정일-정동영 회동이라는 호재를 살리기 위해 공개를 결심했다.

친서에 이번에 발생한 핵문제는이라는 대목이 있다. 2차 북핵 위기의 원인이 된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을 말하는 것 같은데.

강 부상은 당시 HEU의 존재를 시인하지 않았지만 부인하지도 않았다.



김승련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