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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 비리조사처 신설 논란

Posted May. 25, 2004 22:02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직속기구인 부패방지위원회(부방위) 산하에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공비처) 설치를 지시함에 따라 고위 권력층 사정 주체 및 성격에 근본적인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일부에서는 비대해진 검찰 권력의 분산과 독립적이고 체계적인 공직 사정()을 위해 필요하다며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의 반발이 만만찮은 데다 특별사법경찰권 부여에 따른 수사지휘권 문제가 뒤따르게 돼 형사소송법 개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내용과 배경=공비처의 성격과 위상 등에 대해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공비처를 부방위 산하에 설치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의지만이 확인됐을 뿐이다. 대통령의 구상은 이 같은 수사기구를 검찰이 아닌 부방위 산하에 설치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공비처는 독립된 수사관을 두고 고위공직자와 그 배우자, 직계가족의 비리를 상시 감시하는 특별사정기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조사 대상으로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장차관, 국회의원, 감사원 국정원 경찰청 등 권력기관의 고위간부, 판검사, 군 장성, 광역자치단체장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공비처 신설은 대선 당시 노 대통령의 공약이었고 17대 총선 때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공통된 공약이었다. 이 같은 조직을 검찰 밖에 신설한다는 것은 검찰 수사만 믿고 있지는 못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나치게 비대한 검찰권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쟁점은 기소권 부여 문제=현행법은 검사만이 기소할 수 있는 기소독점주의를 채택하고 있다.(형사소송법 246조)

만약 공비처에 기소권이 주어진다면 기소독점주의가 흔들리면서 검찰의 위상 약화가 예상된다. 또 사정수사의 이원화로 검찰 수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특별수사 기능이 대폭 줄어들게 돼 대검 중앙수사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등이 유명무실해질 수도 있다.

반면에 공비처에 기소권이 주어지지 않을 경우 공비처는 위생단속을 맡은 구청처럼 특별한 분야의 1차 조사권만 갖는 또 하나의 특별 사법경찰기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의 반발=대검 관계자는 대선자금 수사 등을 통해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과 국민 신뢰를 회복해가며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 사정기구 신설은 옥상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검사들은 정말 검찰이 믿지 못할 조직이냐며 불쾌해했다.



조수진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