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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로 바꿔 놓을까...

Posted May. 24, 2004 22:09   

#달러 보유

일단 바꿔놓고 보자.

고유가와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일부 부유층과 중산층을 중심으로 외화 소지 붐이 다시 일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외환위기 당시 만연했던 달러 사재기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외국계 투자은행에 다니는 A씨(30)는 월급날만 되면 꼬박꼬박 은행을 찾는다. 생활비만 남기고 모두 달러로 환전해 예금하기 위해서다.

A씨는 경제불안과 안보불안 등으로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며 그나마 달러를 손에 쥐고 있으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1년 동안 외화예금통장을 굴리고 있다는 A씨는 서로 밝히길 꺼려해서 그렇지 실제로 주변에 이렇게 예금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고 귀띔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15일 현재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191억4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 이 중 기업이 아닌 개인들이 보유한 잔액의 비중은 2002년 19%, 지난해 29%에 이어 올해 3월에는 30%에 도달했다.

이 은행 국제국 관계자는 개인 부문이 늘어난 것은 국내 금리 수준이 낮은 데 따른 이재성 투자의 성격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심리가 혼재되어 나타나는 외화 수요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특별한 용도 없이 원화를 은행에서 달러로 교환해 가는 경우도 빈번하다.

K은행 서초동지점 외환계 김모 과장은 달러로 바꿔가는 고객들을 상담해 보면 경제가 불안해 달러를 그냥 집에 보관해 놓겠다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가족이 총출동해 1인당 한도액인 1만달러 미만씩을 환전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는 것.

외환은행 본점 영업부 정연호 팀장은 이에 대해 불안심리도 한 이유지만 환테크의 중요성을 깨달은 고객들의 경제적 식견이 넓어진 결과라고 분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