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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V5 꽂았다

Posted April. 02, 2004 23:18   

코트에 선 현대건설 노장 트리오 구민정(31) 장소연(30) 강혜미(30)의 얼굴은 하얗다 못해 노랬다. 지난해 12월부터 계속된 투어에서 전 경기에 출전해 체력이 바닥났기 때문. 코트에 서 있을 힘조차 없다던 이들은 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KT&G V투어2004배구 여자부 챔피언결정 5차전이 시작되자 젖 먹던 힘까지 짜내 뛰었다.

현대건설은 이들 노장의 투혼을 앞세워 도로공사의 패기를 3-1(20-25, 25-14, 25-20, 25-18)로 잠재우고 3승2패로 대망의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 6차례의 투어를 모두 석권한 현대건설은 이로써 2000년 이후 겨울리그 5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지난 시즌도 현대건설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머물렀던 도로공사는 올 시즌 역시 준우승에 그쳤으나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가는 저력을 발휘하며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4차전까지 2승씩 나눠 가지며 백중세의 승부가 이어졌지만 역시 현대건설의 관록이 더 빛을 발한 경기였다.

현대건설이 첫 세트를 내줄 때만 해도 분위기는 도로공사쪽으로 넘어가는 듯했다. 레프트 주포 윤혜숙이 부산(6차)투어에서 발목을 삐는 바람에 컨디션 난조로 상대 블로킹에 차단당하고 센터 이명희까지 부진해 20-25로 세트를 뺏긴 것.

현대건설은 2세트 들어 투입한 이선주(13득점)와 박선미(9득점) 카드가 적중했다. 그동안 윤혜숙의 백업 멤버로 간간이 코트에 나섰던 이선주는 적극적인 공격으로 팀 분위기를 살렸고 노장들의 노련미까지 더해 도로공사를 단 14점으로 묶은 채 세트를 따냈다.

기세가 오른 현대건설은 장소연(18득점)과 정대영(15득점)이 속공으로 도로공사 수비를 허물고 구민정의 왼쪽 공격까지 잇따라 성공하며 내리 두 세트를 더 따내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날 팀 내 최다인 19득점을 챙기는 등 올 시즌 득점 1위를 기록한 구민정은 2000년에 이어 생애 두 번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김상호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