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은 안에서 시작해야 한다. 밖으로 먼저 눈을 돌리면 대국민 설득력을 잃어 좌초되기 십상이다. 집도()를 하기 전에 손을 씻어야 하는 이치나 같다. 그런 뜻에서 노무현 대통령당선자가 가장 시급한 것은 정당개혁이라며 민주당의 환골탈태()를 선언한 것은 당연하다. 이를 받아 당내 개혁성향 의원 23명이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촉구한 것은 당내 개혁에 벌써 시동이 걸렸음을 의미한다.
이들이 노 당선자의 승리는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이 아니다고 규정한 것은 대선 표심을 정확히 읽은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에서 DJ 색깔을 탈색하거나 최대한 희석시키는 것이 개혁의 시발이어야 한다. 이는 과감한 인적 청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1차 타깃은 국정농단이나 권력형 부정부패와 관련해 끊임없이 이름이 오르내렸던 인사들이 돼야 한다. 그것이 2년여 전에 촉발된 민주당 정풍()운동의 올바른 귀결이 될 것이다.
나아가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위해서는 당의 울타리까지 허물 필요가 있다. 동시에 노 당선자가 공약한 대로 국민참여경선이나 상향식 공천 등을 통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진행돼야 한다. 노 당선자의 당 문호 전면 개방 언급도 이를 예고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요컨대 노 당선자와 민주당 신주류가 추진하는 개혁의 방향은 DJ 정권의 승계보다는 극복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
민주당의 내부개혁 및 그에 따른 여권내 신구세력간의 갈등과 마찰의 파장은 세대교체 바람을 타고 정치권 전반에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활로 모색에 부심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내부혁신 움직임과 맞물릴 경우 정치구도 자체를 변화시키는 거대한 흐름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이회창 이후의 후계 구도가 불투명한 한나라당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당의 체질 변화를 통해 거센 변혁의 흐름 속에서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민주당의 개혁이나 한나라당의 혁신이 제대로 결실을 맺어 정치문화를 선진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