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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사 입구 유선관

Posted August. 28, 2002 22:21   

지나는 사람마다 기웃거린다. 그도 그럴 것이. 일주문 밖이니 절은 아닌데 한옥 담장의 풍모로 보아 예삿집은 아닌 탓. 대흥사의 부속건물쯤으로 여기는 듯 했다. 그러면서 삼키는 혼잣말. 이런 데서 하룻밤 묵어 봤으면.

대흥사 숲터널 끄트머리, 피안교 오른편의 멋진 한옥. 대문 현판에 이렇게 씌어 있다. (유선관). 놀라지 마시라. 이 곳은 여관이다. 대한민국에 단 하나 뿐인 산중사찰 담장 아래 자리잡은 산중의 전통한옥 여관이다.

매일 새벽 3시. 만물을 깨우는 사찰 도량석과 새벽예불 시작을 고하는 사물의 울림이 고스란히 들리는 이 집. 분위기는 사찰의 요사채(손님방), 구조는 고래등같은 대가집, 시설은현대식 전통한옥이다. 마당에는 꽃나무 정원, 뒤뜰에는 장독대. 대흥사 법당앞 흘러내린 계류는 담장을 싸고 돌고 일주문 오르는 길은 대문앞을 지난다.

방에 앉아 장짓문 열자 빗질 고운 앞마당, 녹음짙은 뒤꼍풍광이 쏘옥 들어온다. 400년전 터잡이한 고옥의 프리미엄은 이러했다. 예서 받은 정갈한 아침상.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감상하며 푸짐한 남도상차림을 여유있게 즐긴다. 아침이나 저녁, 정갈한 한정식 상차림으로 손님을 접대했던 전통의 한국여관. 모두 사라진줄 알았건만 땅끝 해남의 고찰 대흥사 앞 그윽한 숲속의 전통한옥에는 이렇게 멀쩡히 남아 있었다. 땅끝과 더불어 해남의 명소가 되고도 남음이 있음이라.

예약정보객실(총 14개)은 크기에 따라 3만(2인), 6만(4인), 12만원(6인). 화장실 샤워실은 공동사용. 식사는 저녁상 1만, 1만5000원 아침상 5000원. 직접 담궈 5년간 숙성시킨 복분자술(2만원)도 별미. 주차장은 길건너. 주말예약은 필수. 서둘러야 잠잘 기회를 잡는다. 주인 윤재영씨. 061-534-3692



조성하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