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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부서 인정받으려면 출마하라?

Posted February. 01, 2004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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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참모와 내각의 장차관들에게 여권으로부터 출마를 종용하는 강한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일 지금 청와대와 내각에서는 이 정부에서 계속 일하려면 말을 바꿔 타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참모들이 총선 출마를 하지 않으면 무책임하다는 압박까지 받고 있다고 밝혀 노무현() 대통령이 총선 올인을 직접 독려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노 대통령은 출마 여부는 전적으로 본인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정치를 하겠다면 말리지는 않겠다는 이중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노심() 개입 논란이 갈수록 증폭될 전망이다.

계속 있을 사람은 말 바꿔 타라=이 고위 관계자는 총선 이후 청와대든 내각이든 대대적인 개편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내부에서 나돌고 있다면서 총선이 끝나면 어차피 다 바뀔 텐데, 이 정부에서 좀 더 일할 사람은 말을 바꿔 타서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돼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출마가 거론되는 사람들이 이 때문에 많이 고민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말을 바꿔 탄다는 것은 총선 출마를 뜻한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노 대통령으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노코멘트라며 언급을 피했다.

특히 자신의 출마에 대해 정치를 안 한다고 했지만 주변에서 하도 권유해 내가 혹시 생각을 잘못하고 있나 하는 생각도 했다면서 하지만 다른 쪽으로 우리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출마하지 않을 생각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에 들어올 때 딱 1년만 근무하겠다고 하고 왔지만 총선출마 권유를 거절하는 것이어서 면목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등 압박 심하게 받아=열린우리당은 2월 청와대 개편을 앞두고 출마를 고사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정찬용() 인사수석비서관, 박주현() 참여혁신수석비서관 등에 대해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열린우리당에서 부산 촌놈과 광주 촌놈을 수석비서관까지 시켰으면 대통령에게 보은()을 해야지 자기들만 살려고 한다면서 불평을 털어놓고 있다고 전했다. 열린우리당 핵심부에서는 권력을 누렸으면 이제 총선에 나와야 하는데 총선에 나오지 않고 끝까지 버티는 것은 자기들만 호강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강력하게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는 내각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청와대의 한 386 참모는 김진표() 경제부총리나 강금실() 법무부 장관도 결국 노 대통령이 찾아낸 인물 아니냐면서 부총리하고 장관을 했으면 보은을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노 대통령은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총무과장을 맡았던 박남춘() 국정상황실장에게 최근 정치를 하는 게 어떠냐면서 총선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해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