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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멘토’ 존 리 중징계… 증시 부패 확실히 솎아내야

‘동학개미 멘토’ 존 리 중징계… 증시 부패 확실히 솎아내야

Posted May. 27, 2023 07:40   

Updated May. 27, 202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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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원이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위한한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에게 직무정지와 과징금·과태료 10억 원 등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리 전 대표는 이른바 ‘동학개미의 멘토’라고 불릴 정도로 주식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인물이다. 금감원은 또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주가급락 직전 문제 종목이 대량 매도된 사실을 확인했다. 숨겨져 있던 증시의 부패상이 줄줄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리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지인이 설립한 개인간 금융(P2P) 업체 지분 6%를 부인 명의로 보유하고, 메리츠자산운용 사모펀드를 통해 이 회사에 투자한 것이 문제가 돼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다만 해당 업체가 상장사가 아니어서 이번 금감원 제재 대상에서 이 문제는 제외됐고, 대신 자기 유튜브에 회사의 펀드 상품을 무단 광고한 이유 등으로 징계를 받았다. 최종 제재 수위는 금융위원회가 정하는데, 중징계가 확정되면 금융권 임원 취업이 일정 기간 제한된다. “사교육 시킬 돈으로 주식 사줘라” 등의 발언으로 주식투자를 권하면서 ‘존봉준’이란 별명까지 얻었던 그의 위상 추락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존 리 대표 사태로 인해 메리츠자산운용이 올해 1월 사모펀드에 팔리기 전까지 같은 그룹 계열사였던 메리츠증권도 석연치 않은 거래로 의혹에 휩싸였다. 이달 11일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이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됐는데,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18일 보유하던 이화그룹 계열사 이아이디의 주식을 모두 처분해 160억 원의 수익을 냈다. 반면 ‘2차 전지’ 테마에 올라타 급등했던 이아이디 주식은 김 회장 구속 후 폭락하고, 거래까지 중지되면서 개미투자자들은 막대한 피해를 봐야 했다.

SG발 주가폭락 사태 관련된 8개 종목의 매매내역을 조사 중인 금감원도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이상 거래를 발견했다고 한다. 한 증권사 임원의 특수 관계인은 주가폭락을 예견이라도 한 듯 폭락일 이전에 문제 종목을 대거 처분했다고 한다. 일반 투자자는 알 수 없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자신들만 손실을 회피한 것 아닌지 의심가는 대목이다.

최근 드러난 증권사, 자산운용사의 도덕적 해이는 우리 자산시장의 수준을 심각히 훼손했다. 이런 일이 계속되는 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등 증시 선진화의 꿈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과 검찰은 건전한 투자자를 우롱하는 주식시장의 위법행위를 기한 제한 없이 끝까지 추적해 엄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