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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미국 정치의 더티 게임

Posted April. 30, 2011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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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감동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올해 1월 괴한이 쏜 총탄을 맞은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의원(민주당 소속)이 재활치료를 받던 중 남편이자 우주비행사인 마크 켈리의 마지막 우주비행을 배웅하러 나선 것이다. 기퍼즈 의원에 대한 총격 사건은 새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유발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페일린 지사는 건강보험 개혁법 처리 때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 지역구에 십자가 모양을 넣어 증오를 부추겼다.

미국 정치에서도 정치가 분열과 증오로 치닫고 있다. 이라크전과 경기침체를 겪으며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에 이념적 간극이 커졌으며 토론과 유머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 대신 인신공격과 묻지마 폭로가 기승을 부린다. 글렌 벡, 러시 림보, 앤 코울터 같은 극우 논객들이 앞장서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마르크시스트 무슬림 인종주의자라고 공격해온 폭스뉴스 토크쇼 진행자 글렌 벡은 오바마 증오 캠페인의 선두에 서 있다. 독설과 증오가 난무할수록 시청율과 광고단가는 높아진다. 더티 게임의 상업성이 높은 현실은 국민과 언론이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극우파가 제기한 의혹 가운데 하나가 그가 부친의 나라인 케냐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대통령 피선거권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씨가 의혹을 부풀렸다. 참다못한 백악관이 오바마가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태어났음을 입증하는 출생기록을 공개했다. 오마바는 출생기록 공개직후 기자실에 들러 이런 종류의 어리석은 논란에 허비할 시간이 없다고 호소했다. 트럼프는 다시 지금까지 누구도 하지 못한 뭔가(대통령의 출생기록 공개)를 해낸 나 스스로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떠벌렸다.

트럼프는 25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오바마)는 공부를 지독하게 못하는 학생이었는데 어떻게 컬럼비아대와 하버드대에 갈 수 있었나라며 대학성적표 공개도 요구했다. 차기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뜻을 내비치고 있는 그는 대통령을 때려서 자신의 몸집을 키우기로 작심한 모양이다. 때론 황당한 공약과 독설에도 보수층은 열광한다. 시청자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뉴스 진행자나 정적들을 향해 말의 비수를 던지는 정치인이 일시적으로 인기를 끌 수도 있지만 국민의 정치혐오증을 확산시킨다.

정 성 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