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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아프리카와 소리없는 밀월

Posted April. 03, 2008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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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하나. 이 나라는 수단 다르푸르의 인권유린을 비난하는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미국이 10대 인권 위반국 가운데 하나로 꼽은 짐바브웨를 발전의 동반자라고 치켜세우고 진심어린 우호관계를 맺었다.

서방국가와 인권단체들로부터 아프리카 독재국가를 비호한다는 이유로 지탄을 받는 중국일까. 아니다. 정답은 세계 최대의 민주국가인 인도다.

인도가 천연자원 확보와 중국 견제를 위해 아프리카 대륙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달리 별다른 견제나 비판도 받지 않고 조용히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고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인 채텀하우스가 발간하는 월간 월드 투데이 최신호가 전했다.

인도는 8, 9일 뉴델리에서 인도-아프리카 포럼 정상회의를 열고 아프리카 14개국 정상을 초청해 협력관계 확대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지난 5년 동안 인도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20억 달러의 차관과 원조를 제공했다. 2002년 42억7361만 달러였던 교역량은 지난해 197억8167만 달러로 급증했다. 아프리카 대륙에 유엔 평화유지군 9000명을 파견하는 등 정치적 영향력도 확대하고 있다.

인도에 아프리카의 전략적 중요성은 매우 크다. 교역의 대부분을 해상 수송에 의존하는 인도는 인도양 해양수송로 확보 차원에서 아프리카와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석유 다이아몬드 철광석 등 천연자원의 보고인 아프리카의 원자재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요란한 중국과 달리 인도는 조용한 접근법을 택했다. 최근 각종 유전 개발권 확보 경쟁에서 중국에 고배를 마시는 등 자금력만으로는 중국을 제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인도는 아프리카의 마음을 얻는 방법으로 약점을 만회하려 하고 있다.

자국 노동자를 대거 파견하는 중국과 달리 인도는 철저히 아프리카 현지 인력을 고용한다. 서구의 식민지였던 공통의 역사를 강조하고 아프리카에 거주하는 인도계 200만 명을 활용해 형제 대륙으로 치켜세운다.

정보기술(IT) 강국의 면모를 살려 지난해에는 10억 달러를 투자해 범아프리카 e네트워크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아프리카 53개국을 위성과 광통신으로 연결해 아프리카 대륙의 정보화를 돕는 사업이다.

인도는 또 교사와 의료진, 기술자, 농민 등을 파견하는 등 저개발 아프리카 국가들이 목말라 하는 부분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중국에 의혹의 눈길을 보이는 서구 국가들도 인도의 아프리카 진출에는 적극 협력해 인도의 아프리카 연착륙을 돕고 있다.

이 잡지는 인도는 아프리카를 천연자원의 보고로만 보지 않는다는 점을 각인시켰다며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지 않는 인상을 준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재영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