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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론 불씨 살리기 총리가 총대메나

Posted January. 24, 2007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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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4년 연임제 개헌안을 추진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지원기구를 구성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명숙 국무총리는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노 대통령이 구상하는 개헌 추진을 행정적 법률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지원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범정부 차원의 개헌지원기구를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한 총리는 개헌을 제안한 대통령의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개헌지원기구는) 관련 부처가 참여하고 학계, 정계, 시민사회단체의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구조로 구성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법무부와 법제처 등 관련부처와 총리실의 협의하에 조속한 시일 내 기구의 운영과 설치 근거를 마련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헌을 2단계로 나눠 볼 때 이번 개헌 제안은 5년 단임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국정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원 포인트 개헌으로, 1단계 개헌안을 제안한 것이라며 이 제안은 향후 논의돼야 할 헌법 전반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2단계 개헌의 토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고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 총리의 지시는 국회에서 개헌 문제가 부각될 때마다 정치권이 추진해야 할 일이라며 중립을 고수한 역대 총리들의 태도와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또 이병완 대통령비서실장이 18일 정치부장단 간담회에서 정부 내 헌법개정위원회는 설치할 필요가 없다고 했던 설명과도 달라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선 여론과 정치권의 반대로 추진력이 떨어진 개헌 문제를 내각이 직접 나서 여론몰이함으로써 노 대통령이 향후 국정과 정치의 주도권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총리의 지시가 22일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과 주례회동을 한 다음 날 나왔고, 한 총리가 그동안 여권 중진들과 두루 접촉해 왔다는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총리실 관계자는 대통령의 개헌 제안을 뒷받침하기 위해 총리가 제안을 했고, 청와대와 긴밀히 협의했다고 말했다.

개헌지원기구는 한 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관련 부처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개헌지원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뒤 학계, 시민사회단체 등 전문가들로 자문기구를 설치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윤승용 청와대 대변인은 개헌추진기구는 법제처나 법무부 등이 중심이 될 것으로 안다며 예상 가능한 추가적인 사안들, 예를 들면 헌법 부칙 개정 방안을 논의하고 여론을 수렴하는 역할을 하는 조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