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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베이징 북-미 양자회동 추진

Posted November. 28, 2006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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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7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해 왔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미 6자회담 참가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6자회담 북한 수석대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예정대로 28일 베이징을 방문하면 김 부상과 양자() 회동을 하겠다는 뜻이다.

또 힐 차관보는 조만간 회담을 개최하길 원하지만 중국과 일정을 협의해야 한다며 중국에 2, 3일간 머물 계획이며 이후 서울과 일본 도쿄()를 방문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북-미 양자회동이 성사되면 힐 차관보는 김 부상에게 6자회담을 열고 북한의 핵 폐기 이행 및 그에 상응하는 대북 지원책을 5개 워킹그룹을 만들어 논의하자고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일부 6자회담 참가국에 북한의 비핵화 북-미, 북-일 관계 정상화 대북 금융제재 대북 에너지 지원 등 경제협력 평화협정 체제 문제를 각각 논의하는 5개 워킹그룹 운용 방안을 제시했다.

북한을 포함해 6자회담 참가국이 모두 이 방안에 찬성하더라도 각 워킹그룹이 처음부터 동시에 활동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6자회담의 본안인 핵 폐기와 직접 연관된 비핵화 워킹그룹과 대북 에너지 지원 등 경제협력 워킹그룹이 가장 먼저 가동될 확률이 높다.

이를 바탕으로 6자회담이 어느 정도 진척돼 북한과 미국, 일본 간에 신뢰가 쌓여야 북-미, 북-일 관계 정상화 워킹그룹과 평화협정 체제 워킹그룹도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6자회담의 진척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대북 금융제재 워킹그룹이다. 북한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묶인 계좌를 조기에 풀어줄 것을 요구하면서 버티고 미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6자회담 진행이 장기간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해 한국 미국 중국 등은 6자회담 본회담과 대북 금융제재 워킹그룹이 서로 영향을 받지 않도록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북-미 양자회동에서 6자회담 개최 및 워킹그룹 구성 이전에 BDA은행 계좌 문제의 해결을 확약하라고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대북 금융제재를 둘러싼 북-미 갈등이 다시 불거지면서 연내 6자회담 개최가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명건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