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넘어선 9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경유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2026.3.9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들어서면서 중동 리스크가 금융·실물 경제로 본격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며 신속 대응 필요성을 강조한 것. 정부는 중동 상황 장기화에 대비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가능성도 열어놨다.
● 이번 주부터 유류 최고가격제 시행
광고 로드중
석유사업법은 정부가 유가 급등 시 정유업체, 판매업체 등에 최고판매가를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997년 유가 자율화 이후 29년 만에 휘발유·경유 등에 대한 최고 가격을 지정하는 카드를 꺼내든 것. 김 실장은 “시행되면 2주 주기로 설계를 하려 한다”면서 “이 (중동) 상황이 발행하기 이전 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최고 가격을 설정하면 아마 첫 번째 최고 가격은 지금 소비자들이 맞닥뜨린 가격보단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중동 상황 등 비상경제점검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3.9 ⓒ 뉴스1
청와대는 이날 ‘기름값 추경’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김 실장은 “이번 충격에 대한민국 경제가 큰 피해를 입지 않게 잘 헤쳐 나가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됐고 거기에 따라 어떤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 그러면 그건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되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어려운 시장 환경을 악용해 부당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에 대해 엄단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이에 대해 “실효성 있는 제도 시행을 위해 시장에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는 없는지, 담합이나 세금 탈루 등 시장 교란이나 불법 행위는 없는지 국세청 등을 중심으로 면밀히 들여다보겠다”고 강조했다.
광고 로드중
이날 김 실장은 “산유국과 공동 비축한 물량인 2000만 배럴도 우선 구매권을 행사하면 우리가 인수할 수 있다”면서 “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도 국내로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영향을 받는 원유 도입량은 하루 170만 배럴 수준인데 한국이 비축한 석유량은 1억9000만 배럴로 208일 지속 가능한 수준이다. 김 실장은 “전략적 협력 관계에 있는 나라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아도 되는 물량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중동 외 지역으로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대응 차원에서 5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언급한 100조 원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적극 확대하라면서 “정부와 중앙은행 차원의 추가 조치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되겠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채권 가격도 많이 오르고 있다”며 “국채 시장 안정에는 중앙은행이 역할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