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7% 지분으로 2대 주주 천일고속보다 상승폭 커… 거래소 ‘투자위험 종목’ 지정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재개발 조감도. 서울시 제공
12월 17일 온라인 종목토론실에서 제기된 동양고속 주가 급등세에 대한 투자자 우려가 현실이 됐다. 동양고속은 이날까지 9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올해 국내 주가 상승률 1위(1298.64%) 종목에 등극했는데, 이튿날 거래정지 후 19일 재개된 장에서 주가가 30%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최근 증시에서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재개발 추진 소식에 해당 부지 지분을 가진 기업들 주가가 치솟았다. 그중 동양고속은 지분율이 0.17%에 불과해 시장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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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터미널 테마는 지난달 서울시가 이곳 부지 재개발을 위해 본격적인 사전협상에 착수한다는 보도 및 공식 발표가 전해지며 시작됐다. 노후화된 건물, 강남권 교통체증을 가중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터미널 공간은 지하화하고 최고 60층 높이 주상복합 빌딩으로 탈바꿈한다는 게 골자다.
동양고속도 고속버스터미널 지분을 갖고 있지만 비중이 0%대로 미미해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준은 아니다. 그럼에도 주가 상승폭이 천일고속보다 커 투자자 사이에서 경고 목소리가 나왔다. 18일까지 동양고속은 4차례 거래가 정지됐고, 3번째 거래 정지일인 12월 12일 이후에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1대 주주 신세계센트럴(70.49%) 지주사인 신세계, 3대 주주 동원로엑스(11.11%) 지주사인 동원산업 역시 대형주임에도 주가에 온기가 돌았다. 특히 동원그룹은 고속버스터미널 호재로 숙원 사업인 HMM 인수에 청신호가 켜졌다. 동원그룹은 2년 전 자금력 부족으로 HMM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러다 최근 재인수를 추진하고 있는데, 동원산업 100% 자회사인 동원로엑스의 고속버스터미널 지분이 향후 자금 조달을 위한 확실한 담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테마성 상승 대부분은 폭락 결말”
천일고속 등 급등한 고속버스터미널 테마주 추격 매수에 대해 전문가들은 위험 부담이 크다고 지적한다. 주가에 재개발 이후 가치가 모두 선반영됐으나 도심 대규모 재개발은 인허가부터 완공까지 10년 이상 걸릴 수 있는 장기 프로젝트인 데다, 서울시 방침·공사비 등에 따라 기대수익이 돌아오지 않을 수 있어서다.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수(천일고속 전체의 15%, 동양고속 35%)가 적어 시세조종·거래절벽 등에 노출될 수 있고, 본업인 버스 운송 사업 실적이 저조한 와중에 공사 기간 고속버스터미널 운영에 이상이 생기면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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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1518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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