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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앞에 놓인 끝없는 허들[정덕현의 그 영화 이 대사]〈114〉

입력 | 2026-07-07 23:00:00


“난 앞만 보고 달려.”

―조시 사프디 ‘마티 슈프림’



청춘의 야망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탁구공 같은 걸까. ‘마티 슈프림’은 탁구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마티 마우저(티모테 샬라메 분)가 챔피언의 꿈을 향해 끝없이 질주하는 이야기다. 샬라메는 6년간의 탁구 훈련으로 대역 없이 연기를 해냈다. 그런 열연에 힘입어 이 작품은 아카데미 9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1억9000만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영화는 1952년 전후, 탁구 세계 챔피언을 꿈꾸는 유대계 이민자 2세 마티가 삼촌의 구두 가게에서 일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야망은 크지만 현실은 비행기표를 살 돈조차 없는 처지다. 하지만 그 무엇도 그의 꿈을 꺾지 못한다. 유부녀로 불륜 관계인 소꿉친구가 임신한 사실을 알리지만, 자기 아이가 아니라며 발뺌할 정도로 그의 야망은 활활 타오른다. 하지만 꿈과 현실 사이의 괴리는 그를 극단적인 상황까지 몰고 가고, 국제대회에 나갈 여비를 구하기 위해 사기와 절도는 물론이고 총격이 벌어지는 추격전까지 벌이게 된다. 스포츠 영화처럼 시작하지만, 실제로는 브레이크 없는 청춘의 질주가 펼쳐지는 모험담에 가깝다.

“난 앞만 보고 달려.” 그렇게 말하는 마티는 영화 도입부에 등장하는 난자를 향해 질주하는 정자들을 닮았다. 꿈을 향한 길을 끝없이 가로막는 허들을 넘고 끝내 난자에 골인하는 정자의 모습은 이 긴 랠리의 끝에 마티가 마주할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엔딩의 복선이다. 꿈이 있어 엇나가면서도 달리는 걸 멈추지 않는 청춘의 에너지와 그 앞을 끝없이 가로막는 현실의 허들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네 청춘들이 마주하고 있는 만만찮은 현실이 겹쳐져서다. 그래도 포기하기보다는 꿈꾸는 마티 같은 청춘들이 더 많아지기를.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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