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미국,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 및 한국 상장사의 한계기업 추이를 분석한 ‘주요국 상장사 한계기업 추이’를 30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상장사 한계 기업 비중은 27.6%로, 조사대상 중 미국(30.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한계 기업은 영업이익 및 영업외손익을 포함한 이익(EBIT)으로 이자 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3년 연속 지속된 기업을 말한다. 기업 자체적으로 정상적인 영업활동이나 채무 상환이 어려운 상태에 놓인 기업인 셈이다.
한국은 한계기업의 비중 자체도 높지만 가파른 ‘증가 속도’로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은 2017년 11.8%에서 2025년 27.6%로 15.8%포인트 급등해 주요국 중 가장 큰 폭으로 불어났다. 미국의 경우 2017년 21.2%에서 2025년 30.7%로 9.5%포인트 증가했다. 미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증가폭이 6.3%나 더 높은 것. 같은 기간 프랑스(5.5%포인트), 영국(2.8%포인트), 독일(2.3%포인트), 일본(1.9%포인트) 등 다른 주요국들은 상대적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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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소 기업 및 스타트업이 집중돼 있는 코스닥 시장의 부실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코스닥 시장 내 한계기업 비중은 32.6%로, 16.7%인 코스피의 두 배에 달했다.
업종별로 보면 내수 부진과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의 한계기업 비중이 60%로 가장 높았다.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이 36.8%로 그 뒤를 이었다. 기술 서비스업 분야는 2017년 대비 한계기업 비중이 30%포인트나 폭등하며 가장 가파른 악화세를 보였다. 인공지능(AI) 관련 특정 기업들에만 투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심화되며 경쟁에서 밀려난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에서도 한계기업 비중이 25.6%를 나타냈다.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이 빠르게 증가한 것은 최근 미중 갈등, 미국-이란 전쟁 등 여러 교역 여건의 악화와 환율·원자재·인건비 등 비용 상승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반도체를 제외한 주력 업종의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기업들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