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강진 베네수엘라 아비규환 오랜 경제난 속 의료 인프라 열악… 광장엔 이재민 몰려 ‘노천 침실’로 약탈 성행, 피해 큰 지역에 軍 투입 정부, 온라인 차단… 사상자 축소 의혹 韓, 구호품 등 500만 달러 규모 지원
25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북부 라과이라의 경찰들이 하루 전 지진으로 숨진 시민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라과이라=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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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장비와 도구가 부족합니다.”
베네수엘라 언론인 토니 프랜지 마와드 씨가 26일(현지 시간) 미국 CNN에 한 말이다. 서부 마리페레스에서 맨몸으로 17세 소년을 구조한 시민 마이켈 린콘 씨 또한 스페인 EFE통신에 “제대로 된 장비 없이 모든 것을 맨손으로 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잔해 속에서 친척을 찾고 있던 북부 라과이라주 로스코랄레스 주민 아르헤니스 마르티네스 씨는 로이터통신에 “어디서든 트랙터를 구해 오라”고 호소했다. 주민들은 “정부가 약속했던 중장비는 대체 어디에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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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경제난으로 트랙터, 굴착기, 불도저 등 중장비가 부족해 상당수 구조 요원과 시민들이 맨손, 삽, 수레 등을 이용해 무너진 콘크리트 건물 잔해에 깔린 이웃들을 구조하려 애쓰고 있다.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주요 중장비 또한 노후화가 심각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다만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26일 피해가 심각한 북부 라과이라 일대에 군대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치안 부재를 틈타 약탈 등도 성행하자 초강수 조치에 나선 것이다.
● 구조 장비 부족에 의료 인프라도 열악
25일(현지 시간) 인근 카티아라마르의 병원에는 여진 우려와 병실 부족 등으로 일부 지진 피해자들이 병원 밖 침상에 누워 있다. 카티아라마르=AP 뉴시스
의료 인프라 또한 열악하다. 피해가 큰 북부 모론의 작은 병원에서 24시간 응급 근무 중인 의사 아우구스토 라미레스 씨는 로이터통신에 “혈압계, 거즈, 체온계, 장갑, 석고붕대, 진통제 등 기본적인 의료용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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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베네수엘라 연간 국내총생산(GDP) 1110억 달러(약 172조500억 원)의 약 2∼10%에 이를 것이라는 초기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최대치인 10%를 적용하면 111억 달러(약 17조2050억 원)이다.
● 사상자 수 축소 의혹 제기
실제 사상자 수 또한 당국 발표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마두로 정권의 탄압을 피해 해외로 떠난 베네수엘라인들이 세계 곳곳에서 실종자 추적을 위해 자체 개설한 웹사이트에서는 26일 기준 최소 5만∼6만 명의 실종자가 보고되고 있다.
야권은 당국이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해 사상자 수를 축소 발표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CNN 또한 당국이 200개 이상의 웹사이트를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유엔은 “소셜미디어와 모든 언론 매체에 대한 접근을 완전히 복원하라”고 촉구했다.
NYT는 이번 지진이 ‘주향이동단층(Strike-slip Faults)’ 운동으로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지각이 수평으로 미끄러져 이동하는 형태로 두 지각판이 충돌하면서 한쪽이 밑으로 파고들어 발생하는 ‘섭입대(Subduction Zone)’ 지진과 다르다. 또 두 차례 지진의 진원 깊이가 각각 약 20km, 10km로 낮았으며 인구 밀집 지역 인근에서 발생한 것도 피해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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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