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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戰-고유가 트럼프 심판” vs “선거구 재편은 공화당 유리”[글로벌 포커스]

입력 | 2026-06-27 01:40:00

트럼프 남은 임기 좌우할 美 중간선거 전망
129일 후 상원 35석-하원 435석 선출
공화당은 상원 다수당 지위 유지할 듯… 민주당, 하원 다수당 탈환 가능성 높아
고물가 등 경제 상황, 민주당에 유리… 하원 선거구 지도는 공화당에 낙관적
“공화당 져도 트럼프 영향력 여전할 것”




⟪美 중간선거 넉달 앞, 미리 보는 판세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가 약 넉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란 전쟁의 장기화로 공화당이 불리하다는 전망과 민주당 내 뚜렷한 구심점이 없고 선거구 재편 또한 공화당에 유리해 판세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예상이 팽팽히 맞선다.⟫


“내가 다시 출마해야 할까?(Should I run agai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머컨지의 한 트럭 공장을 찾았다. 이곳에서 그는 3선 도전 가능성을 거론했다. 또 자신이 재집권한 뒤 관세 정책 등을 앞세워 미국 노동자들을 보호했다고 자찬했다.

헌법이 3선을 금지해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굳이 2028년 대선 도전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11월 3일 치러지는 중간선거(mid-term)를 앞두고 핵심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를 규합하기 위한 발언이라는 의미다.

그가 펜실베이니아주를 찾은 것 또한 선거와 무관하지 않다. 미 50개 주(州) 중 대표적인 경합주로 꼽히며, 2024년 대선에서도 최고 격전지였기 때문이다. 이번 중간선거, 2028년 대선에서도 판세를 좌우할 곳으로 꼽힌다.

대선 후 2년마다 치러지는 중간선거는 6년 임기의 상원 100석을 3분의 1씩, 2년 임기의 하원은 435석 전부를 교체한다. 상원의원 의석은 50개 주에 동일하게 2석씩 배분되고 하원의원 의석은 주 인구에 따라 조정된다. 집권 공화당은 현재 행정부와 상하원을 모두 장악해 소위 ‘트리펙타(Trifecta)’를 달성한 상태다.

다만 중간선거는 현직 대통령과 해당 정권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해 통상 여당에 불리한 편이다. 이번에도 이란 전쟁의 장기화,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국정 운영, 고유가와 생활비 급등 등으로 공화당이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반면 아직 중간선거까지 129일이나 남았다. 또 민주당이 분명한 우위를 점하지도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주요 지역의 하원 선거구가 상대적으로 공화당에 유리하게 재편되고 있다는 점에서 공화당이 마냥 불리한 것은 아니라는 반론 역시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의 판세를 가를 핵심 요인으로 △경제 상황 △선거구 재편 △과거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했지만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찍은 집단(젊은 남성, 히스패닉, 흑인 유권자)의 동향 등을 꼽고 있다.

● 英 이코노미스트 “민주당 하원 다수당 탈환 확률 83%”

이번 선거에서는 35명의 상원의원을 새로 선출한다. 현재 이 35석은 공화당이 22석, 민주당이 13석을 차지하고 있다.

공화당은 현재 상원 100석 중 53석을 보유했다. 민주당(45석)과 친(親)민주당 성향의 무소속(2석)은 합해서 47석. 또 상원의장을 겸하는 J D 밴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기에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 되려면 현재도 민주당 의원이 있는 13석을 모두 이기고, 공화당이 차지한 22석 중 최소 4석을 확보해야 51석을 만들 수 있다.

다만 비당파적 여론분석기관 ‘쿡폴리티컬리포트’에 따르면 오하이오, 메인, 알래스카주 등 상원 선거의 경합지 대부분은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이긴 지역이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 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미다.

다만, 공화당과 민주당은 현재 각각 하원 217석, 212석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6석 중 무소속이 1석, 해당 의원의 갑작스러운 사퇴 등으로 공석인 지역구가 5석이다. 현재도 두 당의 의석수 격차가 크지 않고 여론 동향, 전반적인 환경 등은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평이다. 22일 영국 시사매체 이코노미스트 또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 가능성을 84%로 점쳤다.

최근 두 번의 중간선거에서도 모두 당시 집권당에 불리한 결과가 나타났다. 특히 하원에서는 모두 다수당이 바뀌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치러졌던 2018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당시 공화당은 민주당에 하원 다수당 지위를 내줬다. 50년 만의 최저 실업률(3.7%), 3%대 성장률 등 경제 지표는 전반적으로 좋았다. 그러나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도입한 건강보험제도 ‘오바마케어 폐지’ 등의 영향으로 중도, 진보 유권자가 대거 등을 돌렸다.

이로 인해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남은 2년의 국정 운영 동력을 상당 부분 상실했다. 민주당은 여세를 몰아 2019년 12월, 2021년 1월 각각 우크라이나 스캔들(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정적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수사를 종용했다는 의혹), 트럼프 지지층의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회 난입 조장을 이유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가결했다. 상원에서 최종 부결되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임기 중 두 차례나 탄핵 소추안이 통과된 최초의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바이든 행정부 때 치러진 2022년 11월 중간선거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선거 전에는 당시 여당인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 지위를 모두 잃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선거를 채 넉 달도 남겨두지 않은 같은 해 6월 연방대법원이 1973년부터 49년간 유지됐던 연방정부 차원의 낙태권을 폐기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에 세 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을 임명해 종신직인 연방대법관 9명 중 6명을 보수 성향으로 채웠다. 이들이 낙태권을 폐기하자 이에 반감을 가진 여성, 민주당 성향 유권자가 강하게 결집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했고, 하원 다수당 지위만 공화당에 내줬다.

● “트럼프 경제 운용 불만” 평가

민주당의 하원 탈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이 깊다. 특히 고유가로 그의 경제 정책을 불신하는 조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공영 NPR방송, PBS뉴스, 마리스트대가 미 성인 13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8일 공개한 조사에서 “대통령의 경제 운용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3%에 불과했다. 그의 집권 2기 중 최저치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기록했던 최저치(36%)보다도 더 낮다.

특히 “대통령의 경제 운용에 반대한다”는 답은 60%에 달했다. 민주당 지지층, 무당파의 반대도 높았지만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22%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지난달 29일∼이달 1일 여론조사회사 포컬데이터가 미 등록 유권자 1719명을 대상으로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10개 부문으로 나누어 평가한 결과, 모든 부문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섰다.

특히 ‘물가 상승과 생활비’ 항목에서는 부정 응답이 69%에 달했다. 긍정(18%)과 무려 51%포인트 격차가 났다. ‘일자리 및 경제’ 항목에서도 부정 응답이 55%로 긍정(28%)을 압도했다. ‘주거’에서도 부정이 51%로 긍정(22%)을 훨씬 앞섰다. 반면 ‘이민 및 국경 보안’ 항목에서는 긍정(41%)과 부정(46%)이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또 응답자의 64%는 ‘미 경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반적인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응답 또한 37%에 그쳤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간선거의 최대 변수는 언제나 경제”라며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히스패닉계, 젊은 층의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많이 하락한 것 또한 고물가 등에 따른 경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거의 모든 중간선거를 관통하는 이론은 ‘급등과 쇠퇴(surge and decline)’”라고 진단했다. 대선에서 특정 대통령을 뽑고 2년이 지나 중간선거를 할 때면 해당 대통령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쳐, 대통령이 속한 정당의 지지자는 투표를 꺼리고 반대 정당의 지지자가 집중적으로 투표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를 감안할 때 이번 선거에서도 반(反)트럼프 성향의 유권자가 결집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 선거구 재편 변수

하지만 현 상황이 마냥 민주당에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올해 하원 선거구 지도는 공화당에 유리하게 재편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선거구 재조정이 이뤄졌거나 추진 중인 곳은 앨라배마,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미주리, 오하이오, 텍사스, 유타주 등 10여 곳이다. 그간 양당은 자신에 유리한 방향으로 선거구를 조정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다. 이 상황에서 올 4월 29일 연방대법원이 선거구 조정에 관해 공화당에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

미 인구조사국은 10년마다 조사를 해 그 결과를 50개 주의 하원 의석 배분에 반영한다. 대법원은 현재 6석의 연방하원 의석을 보유한 남부 루이지애나주가 흑인 유권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두 번째 하원 선거구를 신설한 것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낙태권 폐기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판결에서도 보수 대법관 6명이 모두 ‘위법’을 결정했다. 앞서 2022년 루이지애나주의 흑인 유권자들이 2020년 인구조사 이후 재편된 선거구가 흑인 인구 비율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020년 기준 약 460만 명인 루이지애나주 인구의 32.6%가 흑인이다. 인구의 3분의 1이 흑인인데 총 6개의 선거구 중 흑인이 다수인 선거구는 1개뿐이니 이를 늘려 달라는 취지다. 반면 대법원은 “오로지 인종만 고려한 선거구 책정은 무효”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재 루이지애나주의 하원의원은 공화당 4석, 민주당 2석. 대법원의 판결 후 주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은 민주당이 차지한 2석 중 1석 또한 공화당이 가져오기 유리한 구조로 선거구를 재편했다. 이에 따라 이번 중간선거에서 루이지애나의 공화당 하원의원이 5명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비슷한 시기 역시 공화당이 다수당인 플로리다주 의회, 테네시주 의회 또한 모두 공화당에 유리한 새로운 연방하원 선거구를 채택했다. 하 교수는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하원의원 몇 석이 왔다갔다 할 수 있다”며 “대법원이 민주당에 유리한 선거구 재편을 불허한다면 현재 여론조사 판세보다 실제 결과가 공화당에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조사에서도 ‘중간선거의 하원의원 투표 시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 중 어느 쪽을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민주당”을 거론한 응답자 비율은 50%, 공화당 지지 비율은 45%였다. 한 달 전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 52%, 공화당 지지 44%가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격차가 줄었다.

● 트럼프 권력 누수 가능성은 낮아

만약 공화당이 선거에 패한다면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선거 패배 시 당장 트럼프 대통령이 ‘레임덕(Lame duck·권력 누수)’에 빠질 것으로 보는 의견은 많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까지도 공화당에 굳건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현재 공화당의 상하원의원 후보 경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후보가 대부분 승리하고 있다. 지난달 말 ‘보수 텃밭’ 텍사스주의 공화당 상원 후보 경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 등을 비판한 존 코닌 상원의원이 대통령의 강한 지지를 얻은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에게 패했다. 이달 초 루이지애나주 공화당 상원 후보 경선에서도 3선에 도전했던 빌 캐시디 상원의원이 대통령이 지지한 줄리아 레틀로 연방 하원의원에게 패했다. 캐시디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1기에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져 대통령의 눈밖에 났다.

또 다른 보수 텃밭 켄터키주에서도 8선에 도전했던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이 대통령이 지지한 해군 출신 에드 갤레인 후보에게 패했다. 매시 의원은 대통령의 해외 개입,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연루 의혹 등을 두고 줄곧 대통령을 비판했다.

공화당은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2028년 대선의 후보군 또한 풍부한 편이다. 반면 2024년 대선 패배 후 민주당은 당을 이끌 만한 구심력 있는 정치인이 보이지 않는 편이다.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정도를 제외하면 2028년 대선 후보군에 오르내리는 정치인 역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정도가 고작이다.

서 교수는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 조사가 하락세인 것은 맞지만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는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민주당 지지 성향이 높은 대도시 유권자의 의향이 과표집되는 경향이 있다”며 “대통령의 지지율과 그의 당 장악력은 별개 사안”이라고 진단했다. 하 교수도 “최근 공화당의 주요 예비선거 결과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당 장악력은 여전하다”며 “중간선거의 승자보다 선거 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드는 공화당 정치인이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생기느냐가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2년 임기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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