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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한 미모의 ‘테니스 여제’ 크리스 에버트, 난소암 두 번째 재발

입력 | 2026-06-26 15:28:03

1983년 롤랑가로스(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크리스 에버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살아있는 ‘테니스 전설’ 크리스 에버트가 난소암이 다시 재발해 세 번째 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올해 71세인 에버트는 25일(현지 시각)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통해 “지난 주말 CT(컴퓨터단층촬영)와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검사를 받고 재발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치료와 회복의 첫 단계로 이미 수술을 받았으며 앞으로 몇 주 안에 항암 치료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970~80년대 뛰어난 실력은 물론 단아한 미모로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에버트는 건강 회복에 집중하기 위해 올 윔블던 테니스 대회의 ESPN 해설과 다른 활동을 잠시 접었다고 밝혔다.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 선수권 대회, US오픈으로 이뤄진 그랜드 슬램 여자 단식 18회 우승자인 에버트는 여자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선수 가운데 한 명일 뿐 아니라 오늘날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주얼리 용어인 ‘테니스 팔찌(Tennis Bracelet)’라는 이름이 만들어지게 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1978년 US오픈 경기 도중 에버트가 착용하고 있던 다이아몬드 팔찌가 코트에 떨어져 경기가 잠시 중단됐고, 팔찌를 찾는 장면이 큰 화제가 되면서 원래 ‘다이아몬드 라인 브레이슬릿(line bracelet)’으로 불리던 디자인은 이후 ‘테니스 브레이슬릿’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

에버트는 앞서 2021년과 2023년 두 차례 난소암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를 통해 건강을 회복한 바 있다.

그녀는 암 재발 소식을 전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인스타그램 게시물에서 난소암을 “멈추지 않는 질병”이라고 표현하면서도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겠다고 적었다.

“저를 치료해 주고 있는 의료진과 가족, 친구들, 그리고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루빨리 여러분을 다시 만나길 기대합니다.”

2025년 US오픈 여자단식 결승전 우승컵을  앞에 두고 앉아 있는 크리스 에버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에버트는 선제적 조치 과정에서 처음 난소암 1기 진단을 받았다. 여동생 잔 에버트가 난소암으로 사망한 뒤 유전자 검사를 받았고, 난소암과 유방암 위험을 크게 높이는 BRCA1 돌연변이 보유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예방적 난관·난소 절제술을 받는 과정에서 초기 난소암이 발견돼 항암 치료를 받았다.

그녀는 BRCA1 보인자라는 점을 고려해 예방 차원에서 양측 유방절제술도 했다.

하지만 2023년 난소암이 첫 재발해 다시 항암 치료를 받았으며, 약 3년 만에 두 번째 재발했다.

난소암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BRCA1·BRCA2 유전자 돌연변이로 꼽힌다.
특히 에버트와 같은 BRCA1 보인자의 평생 난소암 발병 위험은 약 39~63%로, 일반 여성(약 1~2%)보다 훨씬 높다. BRCA2 보인자는 약 11~27% 수준이다.

두 번째는 가족력이다. 어머니, 자매, 딸 등 직계 가족에게 난소암이나 유방암이 있으면 위험이 증가한다. 에버트도 이 경우에 해당한다.

세 번째 위험 요인은 노화다.
난소암은 폐경 이후, 60세 이후 발병이 크게 증가한다. 에버트 역시 첫 진단 당시 60대 중반이었다.

출산 경험이 없거나 적은 것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누적 배란 횟수가 많을수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자궁 내막증과 비만도 난소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위험을 낮추는 요인으로는 임신 경험, 모유 수유, 경구피임약 장기 복용 등이 꼽힌다.

무엇보다 고위험군인 BRCA1·2 보인자에서는 예방적 난관·난소 절제술이 가장 효과적인 위험 감소 방법으로 권고된다. 에버트도 유전자 검사 덕에 증상이 나타나기 전인 초기(1기 C)에 난소암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에버트 사례는 예방적 난관·난소 절제술이 암을 100% 막는 것은 아니지만, 암을 조기에 발견하거나 위험을 크게 낮추는 데 도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난소암은 뚜렷한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약 75%가 3~4기에서 진단된다”며 “가족력이 있거나 BRCA1·2 돌연변이가 의심되는 고위험군은 유전자 검사와 전문의 상담을 통해 예방 전략을 미리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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