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한국은 고통스러운 과거 때문에 오히려 더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하고자하는 열망이 강한 나라”라며 “한국이야말로 몽매주의를 어떻게 타파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2026 서울국제도서전’ 이틀째인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한국에서도 독자층이 두터운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65)는 새 장편 ‘영혼의 왈츠’(열린책들)의 국내 출간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제게 AI는 이미 과거의 주제”라고 한 작가는 인류 역사에서 신기술의 등장은 언제나 반복돼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간은 ‘역사를 돌아본다’는 발상을 극한까지 밀어붙인 소설이다. 주인공은 역사 속 여러 인물로 전생(前生)을 살아간다. 네안데르탈인으로 살아보기도 하고, 고대 철학자 피타고라스로 환생하기도 한다. 소설은 작가의 경험에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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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 작가는 자신에게 전생 체험은 “믿음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실험”이라며 “(이런 시도를 통해) 살다 보면 현생에만 몰두하게 되지만 ‘이것만 있는 게 아니구나. 다른 삶도 있었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고 했다. “남성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여성의 시각을 이해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스스로를 ‘역사광’이라 부를 정도로 역사를 좋아하는 베르베르 작가는 인류사를 “몽매주의와 계몽주의의 대립”으로 정의했다.
“우리를 과거로 되돌리고 야만과 노예 상태로 예속시키려는 힘이 있는가 하면, 정신을 고양하고 영혼을 성숙시키려는 힘도 존재합니다. 인류의 역사는 결국 몽매주의에 맞서 계몽주의가 싸워온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연장선에서 세계 각지의 문제에 대한 ‘무관심’을 걱정하기도 했다.
“오늘 아침 뉴스만 봐도 몽매주의의 사례를 알 수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선 여전히 아홉 살 여자아이들이 강제로 결혼하고 성폭력을 당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독재 체제가 전체주의를 강요하며 국민을 노예처럼 만들고 있죠. 그런데도 세계가 ‘그러려니’ 하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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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