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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 만든다

입력 | 2026-06-24 04:30:00

핵심 공정 포함 초대형 생산기지
최소 200조원 대규모 투자 전망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I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5.06.20 울산=뉴시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전남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반도체 제조의 핵심인 전공정 팹(Fab)과 후공정을 망라한 초대형 반도체 생산 단지가 비수도권에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자 금액도 수백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0일 광주를 방문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축으로 하는 ‘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 구상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 달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에 맞춰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밝히는 것이다. 당초 패키징 등 후공정 중심 투자가 점쳐졌지만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핵심 공정인 전공정 팹까지 포함된 종합 반도체 클러스터를 광주·전남에 조성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앞서 19일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이 같은 대규모 지방 투자 로드맵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25일 이 대통령과 비공개 면담을 갖고 반도체를 포함한 구체적인 지방 투자 규모를 확정 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계는 전공정 팹 1기를 신설하는 데 약 100조 원 이상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도 광주에 팹 신설을 검토하고 있어 양사의 투자액만 200조 원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SK 반도체 핵심공정도 광주-전남에… 소부장 기업 따라갈듯

반도체 등 투자 비수도권 확산 전망
인재 유치-부품 생태계 확보가 과제
이재용, 내달 2일 충남 투자 밝힐듯
최태원, 30일 광주서 구상 발표 계획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뉴시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은 첨단 산업 지형을 비수도권으로 확장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경기 용인 평택 등 수도권에 집중됐던 반도체 전공정 라인이 전남·광주에 진입할 경우 대규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사들 또한 동반 이동하게 된다. 이에 따른 고용 창출 및 세수 증가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투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와 수도권 인프라의 한계, 지역 소멸 위기를 타개하려는 정치권 및 지방자치단체의 요구가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용인 평택 등 기존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는 전력 송배전망과 공업용수 확보 측면에서 물리적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여기에 첨단 산업 유치에 사활을 건 지자체 설득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 의지가 더해지면서 광주·전남 반도체 투자 결정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0일 정부 주요 인사들과 함께 새로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2025년 4월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모형이 전시돼 있는 모습. 서울=AP 뉴시스

특히 후공정을 넘어 웨이퍼에 직접 미세 회로를 새기는 반도체 제조의 핵심인 전공정 팹(fab)이 들어선다는 점이 주목받는다. 전공정은 화학물질 등을 공급하는 수백 개의 소부장 기업이 동반 이동해야 하며, 복잡한 장비를 다룰 수 있는 엔지니어 인력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반도체 기업들은 신규 팹 부지를 까다롭게 선정해 왔다. 전력, 부품, 장비, 인재 등 모든 조건이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중국에 메모리 팹을 두고 있지만 첨단 공정 시설은 수도권에 둬 왔다.

전남광주특별시 출범과 더불어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면 투자 규모 역시 당초 예상보다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용인 클러스터에 전공정 팹 4기를 짓는 데 약 600조 원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공정 팹 1기당 약 100조 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반도체 업계는 추산한다. 특히 광주·전남 지역은 반도체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해야 하는 만큼 단 1기만 건립하더라도 수백조 원에 달하는 투자비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

광주·전남에서 시작된 대규모 지방 투자는 다음 달부터 충청과 경상권 등 타 권역 발표로 이어질 예정이다. 충청권에서는 AI 데이터센터, 경상권에서는 우주항공 분야를 중심으로 대형 민간 투자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다음 달 2일 삼성전자 충남 천안캠퍼스를 방문해 충청권 AI 데이터센터 건립 등 지방 투자 계획을 직접 발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7월 초순에 경상 지역에서 우주항공 산업 생태계 조성 계획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반도체 광주 클러스터의 경우 인재 유치와 부품 생태계 확보가 난제로 꼽힌다. 수율을 최적화하는 데 5∼10년이 걸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재명 정권이 팔을 비틀어 삼성과 하이닉스를 호남으로 보낸다”며 “글로벌 투자자가 가장 싫어하는 정치 리스크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29일 대통령실에서는 주요 대기업 전문경영인들이 참석하는 지방 투자 실무 간담회가 개최된다. 이 자리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 등이 참석한다. 이들은 대규모 지방 투자에 따른 전력·용수 인프라 확충 및 세제 혜택, 지방 인재 확보 방안 등 현장의 애로사항을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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