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성과급’ 이사회 의결 의무화 검토] ‘N% 성과급’ 산업계 확산 조짐에… 車-조선 등 경영 부담 우려 커져 정부 “손실위기 감수 투자자도 역할”… ‘노사 일방결정 방지’ 입법에 속도 대법도 “성과급, 임금 아냐” 힘실어
성과급 격차에 반발 ‘검은 옷 출근’ 23일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캠퍼스에서 디바이스경험(DX)부문 직원들이 반도체(DS)부문과의 성과급 격차에 반발하며 검은 옷을 입고 출근하고 있다. 노사 합의에 따라 부문별로 성과급 격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노노(勞勞)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수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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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N% 룰)’과 관련해 투자자 의견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바꾸려는 배경에는 영업이익을 노동자와 경영진의 성과만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 있다. 근로자 못잖게 손실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에 나선 투자자와 주주도 기업 성과에 큰 역할을 한 만큼, 영업이익 배분 과정에 이들의 의견이 배제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대법원이 잇따라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이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것도 제도 개정 필요성에 힘을 싣고 있다.
● 성과급 요구 확산에 ‘제동’… 투자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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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상법과 자본시장법 중 어떤 법을 개정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자본시장법에 관련 규정을 둘 경우 상장 회사에만 적용되는 한계가 있고, 상법에 규정을 신설하면 노동 문제를 다루는 내용이 회사법 체계 안으로 들어오면서 법체계가 복잡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상법에 배당가능이익 산정 기준이 있듯 성과급 역시 어느 범위 내에서 어떤 항목을 기준으로 이사회가 결정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둘 수 있다”며 “다만 법체계를 흔들지 않는 선에서 기술적 입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법 388조는 임직원 보수나 성과급이 아닌 이사의 보수만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정부가 상법 개정에 나선다면, 주주총회 결의 대상을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성과급 제도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성과급을 지급할 때 반드시 우리사주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면 주주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우리사주조합의 근거를 규정한 근로복지기본법 등을 보완해 제도를 마련하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대법원도 “성과급은 임금 아니다”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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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올해 1월 삼성전자 일부 퇴직자들이 제기한 경영성과급 인센티브가 퇴직금 산정 근거가 되는 ‘평균임금’인지를 판단해 달라는 소송 최종심에서 이 같은 원고의 주장을 부정했다. 각 사업 부문이 업무 과제를 얼마나 잘 수행하고 완수했는지에 따라 지급되는 ‘목표 인센티브’는 근로 제공과 관련된 만큼 평균임금에 포함할 수 있지만, 회사의 경제적 부가가치(EVA)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 인센티브’는 그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임금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SK하이닉스 퇴직자가 비슷한 내용으로 제기한 소송에서 생산격려금(PI)과 이익분배금(PS) 모두 임금이 아니라고 올 2월 판시했다. 3월에도 한화오션 전현직 직원 972명이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같은 판단을 하며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성과급이 임금이 아닌 경영 성과 배분의 성격을 가진다면 법적으로는 노동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럼에도 정부가 제도 손질에 나선 것은 유권해석과 별개로 산업 현장에서 성과급 요구가 확산하면서 기업의 투자와 연구개발, 주주 환원에 활용돼야 할 재원이 부족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요구하는 무분별한 노동쟁의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대법원 판례를 들어 이익 배분의 주체가 경영진임을 명확히 해야 하며 성과급 배분은 단체협약 사안이 아니라고 ‘특별권고’를 내기도 했다. 4대 그룹의 한 임원은 “과도한 성과급이 많은 이해관계자에게 영향을 주는 만큼 정부가 제도의 틀을 만드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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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