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기업 및 전문가를 대상으로 공급되는 이른바 ‘커머셜’ 시장용 노트북 제품은 일반 소비자용(컨슈머) 제품에 비해 한층 안정적인 성능과 품질, 그리고 높은 내구성까지 갖춰야 한다. 제품의 이런 능력이 곧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기업 고객의 업무 효율성과 수익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에이수스 엑스퍼트북 울트라(ASUS ExpertBook Ultra, B9406CAA) / 출처=IT동아
게다가 최근의 기업 환경에서는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보안성, 그리고 자동화 시대에 걸맞은 AI 콘텐츠 처리능력까지 요구되고 있다. 그리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해야 하는 직장인이나 전문가 입장이라면 노트북의 휴대성 역시 중요하다.
이런 모든 요건을 두루 만족하는 노트북을 개발 및 생산하려면 그만큼 치밀한 설계와 엄격한 소재 선정이 필수다. 이번에 소개할 에이수스의 2026년형 모델, 엑스퍼트북(익스퍼트북) 울트라(ASUS ExpertBook Ultra, B9406CAA)는 이러한 시장의 요구에 부응할 만한 요건을 갖춘 제품이다.
우주항공 재료로 노트북을? AZ31B 마그네슘 합금으로 0.99kg 실현
에이수스 엑스퍼트북 울트라를 손에 들었을 때 느껴지는 촉감부터 독특하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이 아닌 마그네슘 합금 재질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에이수스는 이 제품에 적용된 마그네슘 합금을 ‘AZ31B’ 규격으로, 알루미늄 3%에 아연 1%를 더한 특수 합금이며, 여기에 CNC(컴퓨터 수치 제어 기술) 가공을 더해 기존 노트북 소재 대비 가벼우면서 높은 내구성을 실현했다고 강조한다.
가벼우면서 강도가 높은 마그네슘 합금 재질을 본체에 적용했다 / 출처=IT동아
미 국방부 기준 내구도 등급인 ‘MIL-STD-810H’를 만족하는 11개 카테고리의 24개 테스트(고온, 저온, 진동, 낙하, 습도, 방사선 등)를 통과했다는 점도 밝혔다. AZ31B 마그네슘 합금은 우주항공이나 F1 레이싱 등, 무게를 최소화하면서도 극한의 환경에서 버텨야 하는 부문에서 오랫동안 쓰이면서 검증받은 고급 재질이다.
일반적인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 재질과는 촉감이 다르다 / 출처=IT동아
덕분에 에이수스 엑스퍼트북 울트라는 10.9mm 얇은 두께에 최저 0.99kg의 가벼운 무게(일부 모델은 약 1.1kg)를 실현했다. 실제로 만져보면 일반적인 금속과 달리, 차갑고 매끈하기보다는 다소 부드럽고 마찰력이 있는 세라믹에 가까운 느낌이다. 여러 번 만져도 손자국이 남지 않아서 깔끔하게 관리할 수 있으며, 손톱으로 긁는 정도로는 흠집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도 인상적이다.
제품 화면(14 인치형)도 특별하다. 최근 에이수스는 일반적인 LCD 화면 대비 컬러 표현 능력 및 응답속도, 명암비, 시야각이 우수한 OLED 화면을 자사 노트북에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는데 이 제품도 그렇다.
탠덤 OLED와 고릴라 글래스로 구성된 3K급 터치 스크린을 탑재했다 / 출처=IT동아
특히 이번에 리뷰한 모델에는 적층(2층) 소자를 적용해 기존 OLED 대비 더 높은 밝기를 구현할 수 있으면서도 수명 및 소비전력이 개선된 탠덤(Tandem) OLED를 적용했다. 여기에 강도가 높은 코닝 고릴라 글래스 빅터스(Corning Gorilla Glass Victus)를 적용해 차별화했다. 터치 입력을 지원하기 때문에 화면 내구성이 중요한데, 이러한 고급 소재 적용으로 이를 보장하고 있다.
화면 해상도 역시 일반적인 풀HD급(1920x1080)보다 높은 3K급(2880x1800)이라 한층 정밀한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다. 콘텐츠를 감상할 때 뿐 아니라 제작할 때도 유용하게 이용 가능하다.
햅틱 진동 모터 6개로 완성한 색다른 터치 감각
터치패드는 물리적 스위치가 아닌 햅틱모터로 클릭감을 구현했다 / 출처=IT동아
터치패드도 색다르다. 일반적인 터치패드에 비해 상당히 넓은 편인데, 이렇게 넓은 터치패드는 표면 전체가 균일하게 클릭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불편한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에이수스 엑스퍼트북 울트라의 터치패드는 물리적인 클릭 버튼이 아닌 압력에 따라 미세한 진동을 구현해 클릭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햅틱 진동 모터를 6개 내장하고 있다. 덕분에 터치패드의 어떤 부분을 누르더라도 균일한 클릭감을 제공한다. 아이폰 7과 8, SE(2세대와 3세대)에 달린 홈버튼을 눌러본 사용자라면 어떤 느낌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충분한 포트와 고속 연결 지원
얇은 노트북이면서도 양측면에 총 4개의 USB 포트와 각각 1개씩의 HDMI 포트 및 음성 입출력 포트를 탑재하고 있어 외부 기기 연결에 큰 어려움은 없다. 특히 4개의 USB 포트 중 2개는 요즘 이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타입-C 포트인데 최대 40Gbps의 초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썬더볼트 4(Thunderbolt 4) 기술도 지원한다.
총 4개의 USB 포트 중 2개가 썬더볼트 4를 지원한다. 90W 용량의 USB-PD 어댑터도 기본 제공 / 출처=IT동아
일반 USB 포트에서는 이용할 수 없는 외장형 그래픽카드 같은 고급 주변기기의 연결을 할 수 있고, 모니터 연결을 통한 화면 확장, 전원 어댑터(USB-PD 규격) 연결로 노트북 본체 충전도 할 수 있다. 제품에 동봉된 전원 어댑터 역시 USB-PD 규격의 90W 용량 제품이다. 노트북 외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다른 모바일 기기도 충전할 수 있어 범용성이 높다.
기업용 노트북의 필수요소, 강력한 보안 기능
기업 시장을 겨냥한 제품답게 보안 기능도 충실하다. 앞서 설명한 지문 센서 외에 화면 상단에는 사용자 얼굴을 인식해 로그인이 가능한 Windows Hello 기술 지원 풀HD급 카메라를 탑재했다. 영상 보안을 위해 카메라를 물리적으로 가리는 셔터도 갖췄다. 그리고 노트북 내부에는 별도의 보안 프로세서를 내장해 바이오스(시스템 펌웨어) 수준의 무결성 점검 및 보호가 가능하다.
Windows Hello 기반 안면인식 로그인 기능 및 물리 셔터를 갖춘 화면 상단 카메라 / 출처=IT동아
또한 하나의 바이오스 오류 시에도 정상 부팅이 가능하도록 듀얼 바이오스 기능을 탑재했으며, 무단으로 제품을 분해하는 경우 이를 감지해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하거나 로그 기록을 남기는 등의 보안 기술을 탑재했다.
50 TOPS급 NPU로 온디바이스 AI 지원
내부적으로는 최신 프로세서인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3(코드명 팬서레이크)을 탑재했다. 이번 리뷰에 이용한 B9406CAA-TH0858X는 16코어 구성에 최대 4.8GHz로 구동하는 코어 울트라 X7 358H 프로세서에 64GB 메모리(LPDDR5X), 2TB SSD(PCIe 5.0, NVMe)를 탑재한 상위급 모델이다.
인텔 코어 울트라 시리즈 3(코드명 팬서레이크)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AI PC 기준인 코파일럿+ PC 규격을 만족한다 / 출처=IT동아
내장 GPU인 아크 B390의 성능도 수준급이며, 최대 50 TOPS의 NPU도 내장하고 있다. 이는 보안이나 응답속도를 위해, 혹은 온라인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곳에서도 원활하게 작업하기 위해 클라우드에 의존하지 않고 온디바이스로도 AI를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PC 플랫폼에 포함된 리콜(Recall) 기능이나 코크리에이터(Cocreator) 기능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에이수스가 개발해서 제공하는 AI 기능도 있다. 사진과 영상을 자동으로 분류해주는 에이수스 전용 앱 ‘스토리큐브’나, 화상 회의 시 주변 소음을 깔끔하게 지워주는 AI 노이즈 캔슬링 기능 등이 그것이다.
시스템의 이전 시점을 살펴보며 당시의 화면 및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는 리콜(Recall) 기능 / 출처=IT동아
녹음한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AI 회의록 기능, 그리고 음성을 실시간 번역하는 AI 번역 자막 기능 등도 제공된다. 다만 AI 회의록, AI 번역 자막 등 일부 기능은 아직 한국어를 미지원하는 것이 아쉽다. 에이수스측에서 더 많은 언어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니 업데이트를 기다려보자.
실제 성능은 어느 정도?
본격적인 성능 테스트를 진행했다. PC마크(PCMark) 10의 총점은 9161점으로, 애플리케이션 실행 속도나 웹 브라우징 등 일반적인 사용 감각을 평가하는 필수 기능(Essential) 항목에서 9318점을 기록했다.
PC마크10 벤치마크 결과 / 출처=IT동아
스프레드시트와 문서 편집 등 사무 작업 능력을 측정하는 생산성(Productivity) 항목에서는 17434점, 사진 편집이나 동영상 인코딩 등을 다루는 디지털 콘텐츠 창조(Digital Content Creation) 항목에서는 12843점을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고성능이며 특히 생산성 및 디지털 콘텐츠 창조 부문의 점수가 높아 기업 및 전문가용으로 적합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로키온(Procyon) AI 컴퓨터 비전 2.0 벤치마크(AI Computer Vision 2.0 Benchmark) 벤치마크 결과 / 출처=IT동아
AI 처리 성능도 측정했다. UL 솔루션즈(UL Solutions)의 ‘프로키온(Procyon)’ 소프트웨어를 이용, 시스템의 AI 추론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AI 컴퓨터 비전 2.0 벤치마크(AI Computer Vision 2.0 Benchmark)’를 구동했다. 인텔 오픈비노(Intel OpenVINO) 모델 및 NPU를 이용해 측정된 성능은 1629점을 기록했다. 2026년 6월 현재 시중에서 팔리는 노트북 중 확실히 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치다.
게이밍 노트북도 아닌데 그래픽 성능이?
3D마크(3DMark) 소프트웨어를 이용, 가장 보편적인 테스트 모드인 ‘타임 스파이(Time Spy)’를 구동해본 결과 총점 7499점에 CPU 점수가 13845점, 그래픽 점수가 6938점을 기록했다. 이 정도면 지포스 RTX 3050~4050 사이의 외장형 GPU를 탑재한 게이밍 데스크톱에 근접하는 성능이다. 내장형 GPU 기반 노트북으로선 파격적인 수준이다.
3D마크 타임스파이 벤치마크 결과 / 출처=IT동아
게이밍 노트북은 아니지만 이 정도의 성능이라면 실제 게이밍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되어 최신 레이싱 게임인 포르자 호라이즌 6를 구동해봤다. 화면 해상도는 2880x1880, 그래픽 품질 프리셋은 ‘보통’으로 설정했으며, AI를 통해 성능 효율을 높이는 XeSS 옵션을 ‘균형’ 모드로 적용했다. 참고로 30 FPS(초당 평균 프레임) 정도면 무난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수준, 60 FPS 정도면 게임을 즐기기에 아주 쾌적한 수준이다.
포르자 호라이즌 6 벤치마크 결과 / 출처=IT동아
포르자 호라이즌 6 벤치마크 결과는 평균 57 FPS를 기록했다. 외장형 그래픽카드도 없는 슬림형 노트북에서 이 정도 게이밍 성능을 발휘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이 정도의 그래픽 처리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각종 그래픽 콘텐츠 제작 시에도 우수한 성능이 기대된다. 참고로 게임을 하지 않더라도 높은 그래픽 성능이 필요해 게이밍 노트북을 사서 이용하는 콘텐츠 제작자도 적지 않다.
우수한 발열 관리와 정숙성
고성능을 요구하는 콘텐츠를 구동하다 보면 노트북이 뜨거워지고 냉각팬 소음이 커져서 불편을 겪기도 한다. 게이밍 벤치마크를 하는 도중(발열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구간)에 디지털 온도계로 온도를 측정해봤다.
그래픽 벤치마크 도중 각 부위의 온도를 측정했다 / 출처=IT동아
사용자 손이 잘 닿지 않는 모니터 하단 부위 온도는 섭씨 46도 정도로 제법 후끈했지만 키보드 중간은 섭씨 36도 정도로 약간 따뜻한 정도, 손목이 항상 접촉하는 키보드 하단 팜레스트 부분은 섭씨 29도 정도로 미지근한 수준이었다.
그래픽 벤치마크 도중의 냉각팬 소음 측정 / 출처=IT동아
그리고 이렇게 열이 발생하는 도중에도 냉각팬 소음은 34dB(속삭이는 소리 수준) 정도로 조용한 편이었다. 전반적으로 열 배출 및 냉각 구조, 그리고 소음 처리 시스템이 수준급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배터리 효율도 O.K.
배터리 효율도 테스트했다. 화면 자동 꺼짐 기능을 해제한 것 외에 이렇다할 설정 변경을 하지 않은 초기화 직후 상태에서 유튜브 동영상 구동 및 인터넷 서핑, 문서 작성 등의 일상적인 작업을 해봤다. 약 10시간(9시간 52분) 후에 배터리 잔량이 6% 이하로 떨어졌다는 경고 메시지가 떴다.
배터리 효율 테스트 / 출처=IT동아
작업 종류에 따라 배터리가 소모되는 속도는 달라지겠지만, 이렇게 일상적인 사용 환경 기준으로 상당히 긴 배터리 이용 가능 시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기업용 노트북, 이 정도까지?
기사가 발행된 오늘(6월 23일)은 에이수스 엑스퍼트북 울트라(ASUS ExpertBook Ultra, B9406CAA) 제품의 공식 출시일이다. 사실 필자는 출시 몇 주 전, 취재진을 대상으로 열린 신제품 소개 행사에서 엑스퍼트북 울트라를 먼저 접할 수 있었다. 당시 에이수스 관계자들은 내구성을 증명하겠다며 1kg 안팎의 얇은 노트북 위에 100kg 상당의 무게 추를 올려두기도 하고, 사람이 직접 올라가 밟는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그리고 키보드 위에 펜을 둔 채 쾅 소리가 날 정도로 강하게 상판을 닫아버리거나, 방수 기능을 보여주려 키보드에 물을 들이붓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 후에도 제품이 파손 없이 정상작동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제품의 내구성을 보여주기 위한 다양한 테스트 / 출처=IT동아
물론 소심한 필자는 리뷰용 기기에 직접 그런 과격한 테스트를 시도하진 못했다. 하지만 그래도 제품의 튼튼함을 보여주고자 하는 에이수스 측의 의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엑스퍼트북 울트라는 일반 노트북(1년)과 달리 3년의 기본 보증 기간을 제공하며 최대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는데, 이 역시 제품의 내구성에 대한 자신감 때문일 것이다.
이번 리뷰에서 살펴본 것처럼 에이수스 엑스퍼트북 울트라는 현대의 기업 시장이 요구하는 대부분 조건을 만족하는 제품이다. 최저 0.99kg의 가벼움과 10.9mm의 슬림함으로 휴대성을 확보하면서도, 강력한 AI 처리능력, 및 보안 기능, 그리고 우수한 배터리 효율까지 갖췄다. 탠덤 OLED 디스플레이와 햅틱 진동 모터 6개로 구현한 입력 경험도 업무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성능도 흥미롭다. 온디바이스 AI로 보안과 성능을 동시에 확보했으며, 내장형 GPU를 탑재한 슬림형 노트북임에도 2~3년 전 게이밍 노트북에 가까운 높은 그래픽 성능을 제공하는 것이 특히 눈에 띈다.
이번 리뷰에 이용한 상위급 모델(코어 울트라 X7 358H, 64GB 메모리, 2TB SSD)의 국내 출시 가격은 아직 미확인이지만 기본형이라고 할 수 있는 인텔 코어 울트라 5 325 프로세서에 16GB 램, 512GB SSD를 탑재한 모델은 에이수스 한국 공식 온라인 쇼핑몰 판매가 기준 269만 9000원부터 시작한다. 기업 관계자나 전문가 사용자라면 확실히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적극적으로 고민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노트북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