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시카고’ 뉴욕 앰버서더 극장 8월 17~9월 6일 공연 출연 1년 동안 3차례 오디션 거쳐…“내 인배우 인생 자체가 록시 하트”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렵지만…많은 분들께 꿈과 용기 드리고파”
뮤지컬 ‘시카고’ 배우 아이비가 23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브로드웨이 진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6.23.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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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이비가 뮤지컬 ‘시카고’로 미국 브로드웨이에 갑니다!”
가수 겸 뮤지컬 배우 아이비(44)가 ‘시카고’로 뮤지컬의 본고장에 입성한다.
아이비는 23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우물을 오랜 시간 팠더니 엄청난 기회가 찾아왔다. 너무나 영광”이라며 브로드웨이 데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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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부터 상연되고 있는 ‘시카고’는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오래 공연되고 있는 미국 뮤지컬이다.
1926년 시카고 트리뷴의 기자였던 모린 달라스 왓킨스가 쓴 실제 살인 사건의 기록을 바탕으로, 살인을 저지른 록시 하트와 벨마 켈리를 통해 사법 제도의 허상과 언론의 선정성 등을 풍자하는 작품이다.
아이비는 2012년부터 2024년까지 ‘시카고’ 한국 프로덕션에서 록시 하트 역을 맡아 총 여섯 시즌, 592회 공연을 소화했다.
오랜 시간 록시 하트를 연기하며 ‘한국의 록시’라는 수식어를 얻은 그는 이제 브로드웨이로 향한다. 아이비는 8월 17일부터 9월 6일까지 뉴욕 앰버서더 극장에서 열리는 ‘시카고’ 공연에 록시 하트 역으로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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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4, 5년 전에도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은 아이비에 오디션을 제의했다. 그러나 아이비는 “영어를 거의 못하는 수준이어서 도전할 용기도 없고,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해 한 귀로 흘렸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작년 다시 한번 제안이 왔고, 이번에는 박명성 신시컴퍼니 프로듀서도 “일생일대의 기회이니 도전해보자”고 힘을 실어줬다.
이전 제안을 계기로 영어 공부를 시작했던 아이비는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1년 동안 세 차례의 오디션을 치른 끝에 뉴욕 데뷔를 확정지었다.
그간 3, 4개월에 한 번씩 영상을 찍어 보내 오디션을 본 아이비는 “1차에서는 발음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았다.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해서 2차 오디션을 보고서는 악센트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고, 3차에서는 그 부분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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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어떤 생각으로 캐스팅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기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연습을 아무리 했어도 그곳에서 태어나 자란 분들만큼 발음이나 영어 연기가 쉽지 않을 건데, 발전한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몸을 낮췄다.
자신의 인생 캐릭터이자 브로드웨이까지 이끌어준 록시 하트 역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록시 하트 역을 가장 많이 맡았는데, 내 배우 인생 자체가 록시 하트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뮤지컬 무대에서 대부분을 록시 하트를 맡았다는 것도 특별한데 ‘끝판왕’까지 가게 됐다. 다른 언어로 공연하게 된다는 게 기적같은 일”이라며 눈빛을 빛냈다.
영어 대본으로 된 ‘시카고’를 준비하며 그간 잘 알고 있다 여겼던 작품의 새로운 매력도 발견하고 있다.
아이비는 “한국 대본에 생략된 부분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성적인 은유를 담은 가사도 많아 원어로 보니 작품이 훨씬 풍자적이고 재밌게 느껴졌다”며 “공연까지 두 달여가 안 남았는데 매일 대본과 표현에 익숙해지면서 기대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비의 뮤지컬 데뷔부터 지켜봐온 박 프로듀서는 “아이비가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한국 뮤지컬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라며 “아이비의 실력, 가창력 등 재능은 브로드웨이에서도 통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현재도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하며 뉴욕 무대 데뷔에 매진하고 있는 아이비는 다음주 출국을 계획하고 있다.
아이비는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렵지만 오랫동안 준비했다. 관객들에게 제가 하는 노래와 대사가 잘 전달되기만 해도 성공이라고 목표를 세웠다”며 “공연을 보신 관객이 ‘저 정도면 ’낫 배드(Not bad)‘라고 해주면 좋겠다”며 웃었다.
“생각만 해도 어깨가 무겁고, 떨리고, 자기 전에 무대를 상상하면 숨이 막힐 때도 있어요. 그래도 보여주고 싶어요. 이제 뮤지컬에 데뷔한 지 16년이 지났는데, 영어를 못해도, 저처럼 나이가 많아도, 스타가 아니어도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걸요. 많은 분에게 꿈과 용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