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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신부 “교황이 말한 ‘AI 무장 해제’란 기술이 인간 지배 못하게 하는것”

입력 | 2026-06-23 10:43:22


지난 3월 미국 정부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위해 기업이 직접 자체 발전소를 지을 수 있도록 했다. 김도현 신부는 “민간 기업은 대부분 공기가 짧은 화력발전소를 선택할 것이고, 이는 심각한 전 지구적 환경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며 “교황이 AI 관련 회칙을 반포한 배경의 심각성을 절실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대구=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최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이사장 이용훈 주교)가 ‘인공 지능(AI)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이르면 올해 말까지 신학적·윤리적 토대를 갖춘 AI 지침을 마련키로 했다. 지난달 말 교황 레오 14세의 첫 회칙 ‘고귀한 인류’ 반포에 따른 후속 조치. TF에 참여하는 김도현 신부(대구가톨릭대 교수)는 11일 인터뷰에서 “교황 회칙이 문헌이 아닌 직접 발표 형식으로 반포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그 중요성에 비해 국내에는 단순히 AI의 올바른 사용을 권고하는 정도로 알려진 것 같아 아쉽다”라고 말했다. KAIST 물리학 박사 출신인 그는 국내 유일의 물리학자 신부다.

―AI의 부작용을 경고하는 정도로 알았습니다만.
“2000년간 신학의 흐름은 신과 교회를 중심에 두고 재해석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교황청 AI 관련 문헌을 보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눈에 띄게 많이 나오고 있어요. 생성형 AI뿐만 아니라 인간을 대단히 닮은 로봇이 출현한 탓이죠. 신학 연구의 초점이 인간에게 맞춰지는 상황이라고 할까요. 교황은 인간과 한없이 유사한 AI가 출현했을 때, 인간 본질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다면 인간과 AI의 구별이 모호해지는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보신 것 같아요.”

―회칙 부제에 ‘AI 시대에 인간 존엄성 수호에 관한…’이란 설명을 붙인 이유도 그런 까닭일까요.
“교황은 지난해 취임 때 ‘교회는 인간 존엄성과 정의와 노동을 수호하는 데에 새로운 도전이 되는 또 다른 산업혁명과 AI 분야의 발전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 교리라는 교회의 유산을 모든 이에게 전하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AI 시대에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히 밝힌 것이고, 그 연장선에서 이번 회칙이 나온 것이죠.”

―아직 인간 존엄성까지 걱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생성형 AI가 적극적으로 활용되면서 아마존은 작년에만 3만 명, 메타는 지난달 8000여 명을 해고했습니다. 지난해 국내 공인회계사 합격자 1200명 중 회계법인 등에 채용된 사람은 300여 명에 그쳤지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역사상 최초로 AI 휴머노이드 로봇이 활용 중입니다. 인간이 AI로 대체되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질 텐데, 우리는 정작 딥러닝에 기반한 현재의 생성형 AI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계산을 수행하는지 제대로 해석을 못 하고 있습니다. 해석이 안 되니 통제할 방법도 구체적으로 개발하지 못하고 있지요.”

―발표 현장에 앤트로픽 공동 창업자인 크리스토퍼 올라도 함께 했더군요.
“올라는 AI를 자율 살상 무기와 대규모 감시에 사용하는 데 반대해 미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을 빚은 인물입니다. 그의 오랜 연구 주제가 딥러닝 내부의 해석 가능성에 관한 것이지요. 무신론자인 그를 교황이 초청한 것은 AI의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인간 존엄성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다급함 때문입니다.”

―교황은 “AI를 무장 해제시켜야 한다”라고 까지 했습니다만.
“교황은 ‘무장 해제’란 기술 거부가 아니라, 기술이 인간을 지배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금처럼 기술 개발과 활용에만 몰두하면 AI는 전쟁에 악용되고, 대량 실업, 과도한 전력 생산 등으로 인한 환경 파괴, 개조 인간을 추구하는 트랜스 휴머니즘 등 수많은 문제를 낳을 것입니다. 교황의 이번 회칙에는 그런 세상을 막고, 인간의 존엄성을 수호하는 것이 자신을 포함해 우리 모두의 소명이라는 뜻이 담겨있는 것이지요.”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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