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이란 강경파 의원 “대미 협상단, 최고지도자 지침 어겼다” 주장

입력 | 2026-06-22 13:33:00

국영방송서 하메네이 ‘서한’ 언급하다 인터뷰 끊겨




반미 강경파로 꼽히는 마무드 나바비안 이란 의원이 대미 협상단이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지침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 위원회 부위원장이기도 한 그는 줄곧 미국과의 협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21일(현지 시간) 나바비안 의원은 이란 국영방송에 출연, 대미 협상단이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4월 협상단에 보낸 서한을 봤다며, 하메네이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보상금 수령, 우라늄 농축 권한 유지, 제재 해제, 이란 동결자산 해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수수료 즉각 부과 등 11가지 조건을 설정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미국 측에서 보상금 지급에 동의할 때 만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해야한다고 명령했다는 것.

하지만 협상단이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이런 지침을 무시하고 미국에 조건을 양보하며 협상을 밀고 나갔다는 게 나바비안 의원의 주장이다. 그는 스위스에서 협상이 시작되기 전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군 철수, 이란 동결자금 해제, 해상 봉쇄 해제, 제재의 일시적 해제가 먼저 이뤄져야 했는데, 이 조건이 이행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진행자는 “말씀 감사합니다. 계속 시청해 주세요”라며 말을 끊고 인터뷰를 중단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검열로 인해 인터뷰가 중단된 지 한 시간 만에 이 인터뷰가 아카이브에서 삭제됐고 방송국 한 고위 관리가 사임했다고 전했다. 나바비안 의원 역시 기소되거나 의원직에서 물러날 가능성도 있다. 나바비안 의원의 언급한 서한도 하메네이의 여러 서한 중 전후 맥락을 생략한 일부이거나, 최신판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것.

스위스에서 미국과 이란간 협상이 시작됐지만 반미 강경파가 주도하는 이란 의회에서는 미국과 협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가디언은 “이번 인터뷰는 정부 최고위층 내 갈등을 실시간으로 드러냈을 뿐 아니라 최고지도자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직접 협상에 관여해왔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해설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