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훈 계명대 동산의료원장 인터뷰 24시 신생아 중환자실 체계로 초미숙아 생존율 95.5% 달성 체계 갖춰야 젊은 부부 정착해… 의료가 곧 지역 생존 역량 직결 권역응급센터-양성자 암병원… 지역 상급병원 의료 주권 회복
배재훈 계명대 동산의료원장은 1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필수 의료는 지역의 존립 문제와 직결된다”며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과 양성자 암병원 구축을 통한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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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상급종합병원의 역할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수도권과 비교해 지역의 중증·응급의료 공백으로 필수 의료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특히 의료 인프라는 복지 차원을 넘어 지역 균형 발전과 인구 소멸 대응을 좌우하는 핵심 기반이라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21일로 취임 140일을 맞은 배재훈 계명대 동산의료원장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필수 의료는 지역의 존립 문제”라고 강조했다. 동산의료원은 응급·분만·소아·재활 등 대표적인 기피 분야를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 부담을 감수하고 있다.
특히 대구 서남부권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 문제는 병원 기능 확대를 넘어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와 직결된다. 여기에 양성자 암병원과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까지 현실화하면 수도권 원정 치료를 줄이고 지역 정주 여건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19일 만난 배 원장은 “필수 의료는 설립 형태가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느냐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지역 의료 경쟁력은 결국 지역의 생존 역량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다음은 배 원장과의 일문일답.
―취임 이후 가장 강조하는 방향은….
“의료 환경이 매우 어렵다. 의정 갈등 이후 지역 의료체계의 피로감도 상당하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상급종합병원의 존재 이유는 더 분명해진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127년 제중원 정신 위에서 지역민 생명을 지켜온 기관이다. 단순히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을 넘어 지역 필수 의료를 책임지는 최후의 안전망 역할을 더 강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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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큰 문제는 특정 과에 의사가 부족한 것이 아니다. 중증·응급·분만·소아처럼 생명과 직결되지만 수익성이 낮은 분야를 누가 지속적으로 책임질 수 있느냐의 문제다. 현장에서는 이미 한계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필수 의료는 국가 유지의 핵심 인프라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필수 의료 인프라가 지역에 중요한 이유는….
“의료는 단순 복지 서비스가 아니다. 지역에 응급·암·분만·소아 진료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어야 누구든 안심하고 정착할 수 있다. 젊은 부부가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환경도 결국 의료 인프라와 연결된다. 중증 질환이 생기면 무조건 수도권으로 가야 한다는 인식이 고착되면 지역 공동화는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결국 필수 의료 강화는 지역 균형 발전 전략이자 인구 소멸 대응 정책의 핵심 축이라고 본다.”
―사립대 병원 지원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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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필수 의료 사례를 꼽는다면….
“권역모자의료센터 운영이다. 우리는 산과와 신생아중환자실의 24시간 전문 진료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초미숙아 생존율이 95.5%까지 올라갔다. 또 산하 대구동산병원에서는 공공어린이재활의료센터를 운영하며 장애 아동 재활 공백을 메우고 있다. 수익보다 지역 생명을 우선한 결정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당시 대응과 관련해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당시 대구동산병원 전체를 국가 지정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해 운영했다. 병원 전체를 비운다는 것은 경영적으로 큰 부담이었지만 국가 의료체계 위기를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결정이었다. 당시 경험은 동산의료원이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공공의료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역량과 책임감을 보여준 계기였다. 지금 우리가 맡고 있는 응급·중증·분만·소아·재활 등 필수 의료도 같은 연장선에 있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꼽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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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 준비 상황은….
“이미 선제적 투자를 상당 부분 진행했다. 응급 전용 중환자실(EICU) 20병상을 구축하고 있고, 응급 전용 입원 병상도 확대 중이다. 소아청소년과·내과 전문의를 추가 영입했고 응급실 전담 인력도 40여 명 확충했다. 심뇌혈관과 에크모(ECMO) 전담팀, 재난의료지원팀까지 갖춘 상태다. 사실상 역할 수행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이 가져올 변화는….
“대구 의료체계 균형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지금은 중증 응급환자 상당수가 원도심으로 집중된다. 서남부권 시민들은 이동 과정에서 시간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지정되면 응급 대응 속도와 생존율 향상은 물론 재난 대응 역량까지 크게 강화된다.”
―비수도권 최초 양성자 치료기를 도입하는데….
“대구·경북 환자 상당수가 암 치료를 위해 서울로 간다. 경제적 부담도 크고 치료 과정 자체가 고통이다. 그래서 지역에서 최고 수준 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들자는 것이다. 2029년 개원을 목표로 양성자 암병원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의료 자립의 상징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
―동산의료원이 지향하는 미래 모델은….
“지역 완결형 의료 생태계 구축이다. 모아병원과 심장병원, 암병원을 중심으로 한 특화 의료체계도 구상 중이다. 지역에서 최고 수준의 치료 및 재활을 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결국 지역 의료 주권을 회복하는 일이자, 지역 의료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