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시한’ 협상 들어간 美-이란 이란 “이스라엘 합의 위반, 호르무즈 폐쇄” 네타냐후 “이스라엘은 구속 안 받아” 중재국 카타르-파키스탄도 회담 참여 트럼프 “결렬땐 美가 통행료 부과”
미국과 이란이 21일(현지 시간)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종전을 위한 MOU 체결 뒤 첫 후속 협상을 시작했다. 미국 측 대표인 J D 밴스 부통령(오른쪽)은 이날 스위스에 도착해 중재국인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를 만났다(왼쪽 사진). 20일 스위스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이란 협상단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가운데)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오른쪽)이 갈리바프 의장의 국제문제보좌관인 아볼파즐 아무에이의 설명을 듣고 있다. 뷔르겐슈토크·ICANA=AP 뉴시스
이런 가운데 20일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이유로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 미국과 합의한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가 18일 발효된 지 이틀 만에 합의를 지키지 않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미국은 “해협이 폐쇄되지 않았다”고 반박했지만 이번 MOU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란 평가가 나온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MOU 체결 후 발생한 첫 번째 대형 위기”라고 진단했다.
● ‘레바논 전장’, MOU 흔들 변수란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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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군(IDF)의 공습으로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이스라엘 북부에서 관측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날 휴전에 합의했다. 2026.06.20.[이스라엘=AP/뉴시스]
그러자 이란군은 성명을 통해 “MOU 제1조 이행 실패 등 미국의 명백한 신의성실 원칙 위반과 약속 불이행에 대응한다”며 호르무즈 해협 폐쇄를 선언했다. 제1조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료한다’는 내용이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지 않는다”면서 “선박 운항은 계속되고 있고 미군은 이 상황이 유지되도록 감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상선 55척이 해협을 통과했다. 2월 28일 전쟁 발발 후 하루 기준 가장 많은 규모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대립은 이번 MOU를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 지목돼 왔다. 양측은 MOU 당사자가 아니고 이를 준수하겠다고 밝힌 적도 없다. 특히 핵심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를 의식해 종전에 부정적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은 MOU에 구속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0일 “이란과의 휴전 기간인 60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통행료가 전혀 부과되지 않을 것이며 60일이 지난 뒤에도 통행료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협상이 최종적으로 타결되지 않을 경우에는 예외”라며 “그 경우 미국은 중동 국가들을 위해 과거·현재·미래에 걸쳐 ‘수호천사’ 역할을 수행하며 제공한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보전받기 위해 직접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 권한을 갖고 있단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향후 해협 주권과 통행료를 둘러싼 또 다른 논란거리를 던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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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하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11년 전보다 훨씬 불리한 조건에서 이란과 협상을 시작하게 됐다고 보고 있다. 우선 오바마 행정부는 약 18개월에 걸쳐 협상을 진행하며 150쪽이 넘는 합의문과 세부 사찰·검증 체계를 마련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불과 60일 안에 최종 합의를 도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 [AP/뉴시스]
핵 의제도 복잡해졌다. 2015년 당시 이란은 약 20%의 농축 우라늄을 보유했지만, 현재는 핵무기급 직전 단계인 60%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한 상태다. 21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 또한 “우라늄 농축 권리를 포기하지 않겠다. 카타르에 있는 우리의 (동결 자금) 60억 달러(약 9조2000억 원)도 반환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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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김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