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내부통제 영역으로 ‘반박에 재반박’ 소모전 양상
고려아연이 최근 영풍의 환경정화 관련 충당부채 과소계상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한 가운데 영풍도 반박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의 미국 자회사 인수와 회계처리, 펀드 투자 등을 지적하고 나섰다.
영풍은 18일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의 이그니오 인수와 손상차손 처리,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 국세청 조사 관련 사안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이 지적한 환경정화 관련 충당부채 과소계상 문제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적용과 해석 과정에서 발생한 회계상 추정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고려아연은 영풍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로부터 석포제련소 환경정화 관련 충당부채 과소계상 등으로 제재를 받은 점을 들어 회계처리 경위와 책임 소재를 먼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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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선위는 조사 결과 영풍이 석포제련소 주변 지역과 임야, 제련소 하부 토양·지하수 정화와 관련한 충당부채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환경정화 관련 충당부채 과소계상 규모는 2021년과 2022년 각각 약 1427억 원, 2023년 약 2332억 원, 2024년 약 2331억 원으로 제시됐다.
증선위는 영풍이 법적 정화 의무가 명확한데도 충당부채를 인식하지 않았고 법규상 허용되지 않는 정화 방식을 기준으로 충당부채를 산정해 금액을 줄였다고 지적했다. 영풍은 제련소 조업정지와 관련한 유형자산 손상평가 과정에서도 손상차손을 과소 또는 과대계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려아연은 이를 지적하면서 영풍이 고려아연 투자와 회계처리를 문제 삼기 전에 금융당국 제재가 내려진 해당 회계처리 문제부터 설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의 충당부채 과소계상과 이그니오 손상차손 문제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증선위 조치 내용을 보면 영풍 건은 환경정화 충당부채 과소계상 등 지적 사항이 여러 쪽에 걸쳐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다”며 “법적 정화의무가 명확한 상황에서 관련 비용을 재무제표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사안인 만큼 단순한 회계상 판단 차이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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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은 고려아연의 이그니오 인수와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 관련 자금 집행 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투자 의사결정과 내부통제, 감사 절차의 적정성 등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고려아연은 이그니오 인수는 북미 원료망 확보와 자원순환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였고 손상차손 문제는 종속회사 자산가치 평가와 회계처리에 관한 사안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이그니오를 포함한 미국 자원순환 사업 자회사 페달포인트가 지난해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고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펀드 투자의 경우 금융상품 투자이고 절차적 문제도 없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회계처리부터 투자 책임 등 내부통제와 관련된 영역으로 확산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제재를 문제 삼아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지고 이에 대한 반박과 재반박이 이어지면서 소모전 흐름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