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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K-뷰티 거점이 된 ‘하우스 오브 케이’… 브루클린 속 작은 ‘서울’

입력 | 2026-06-19 15:37:56


미국 브루클린 하나하우스(Hana House) 앞에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열이 건물 외벽을 따라 길게 이어졌다. 지난 6월 13일부터 8월 31일까지 약 3개월간 문을 여는 K-뷰티/K-컬처의 장기 상설 공간, ‘하우스 오브 케이: 서울 뷰티 라운지(Haus of K: Seoul Beauty Lounge)’에 들어가려는 방문객들이었다.

하우스 오브 케이 입장을 위해 대기중인 방문객들 / 출처=IT동아


누리하우스 “가장 어려운 시장 먼저 간다”

K-뷰티 마케팅 플랫폼 ’누리하우스(대표 백아람)‘는 자사의 크리에이터 커뮤니티 ’누리라운지‘의 확장 무대로 가장 까다로운 시장인 뉴욕을 택했다. ‘가장 어려운 곳에서 통하면 어디서든 통한다’는 전략이다.

2024년 6월, 미국 맨해튼 소호의 작은 사무실에서 30여 명의 크리에이터와 함께 시작된 누리라운지는 1년 만에 현지 가입자 3만 명을 돌파했다. 이어 열린 ’K-뷰티 부스트 인 뉴욕‘ 행사는 수많은 인파와 현지 주요 바이어들을 불러모으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과제도 남았다. 판매 기능의 부재, 단기 이벤트의 한계, 축적되지 않는 콘텐츠라는 아쉬움이 컸다. 백 대표는 ’하우스 오브 케이(Haus of K)‘를 기획하며 이에 정면으로 대응한다. 기존의 단기 행사를 넘어 3개월 상설 운영으로 전환하고, 리테일과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결합한 것이다.

지난 6월 11일 저녁, 하우스 오브 케이가 문을 열었다. 정식 개관에 앞서, 2년 전 소호의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된 크리에이터 35명이 가장 먼저 현장 공간을 채웠다.

높은 층고를 가로지르는 보라색 구조물, 메인 쇼케이스를 물들인 조명, 우리 전통 문양을 재해석한 포토존. 한국적 정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인테리어와 100여 종의 브랜드가 모인 셀렉트숍, 한복과 도자기 전시, 그리고 카페 ’바이 채(By Chae)‘까지 어우러진 복합 문화 공간이다. 백 대표는 “하우스 오브 케이의 공간은 기존 K-뷰티 팝업의 틀을 깨려 한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하우스 오브 케이 팝업스토어 1층 내부 모습 / 출처=IT동아


팝업 현장에는 클로이 슈냅 등 영향력 있는 크리에이터들과 타임, 보그, GQ 등 북미 최정상 매체 에디터 300여 명이 운집했다. 단순히 제품을 나열하는 방식이 아닌, 인터랙티브 QR 체험과 심도 있는 큐레이션을 경험한 이들은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컨셉’이라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운영 마감 시간이 지나서도 교류하며 소통을 이어갔다.

이튿날인 12일에는 타겟, 메이시스, 노드스트롬 등 북미 거물급 리테일 바이어와 글로벌 뷰티 기업 인사, 한·미 투자자 등 업계 리더 150여 명이 모였다. 현장에는 미 연방하원 의원과 브루클린 지역구 하원의원 등 정계 인사들과 주요 커뮤니티 단체 리더들까지 발걸음하며, 하우스 오브 케이가 상업 공간을 넘어, 뉴욕 현지의 사회적 관심을 응집하는 플랫폼으로도 각인됐다. VT코스메틱, 한국콜마 등 업계 관계자들도 집결해 K-뷰티의 미래를 타진했다.

신스루 박가혜 대표는 “단순 팝업을 넘어 한국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한 상징적 공간”이라며, 현장에서 노드스트롬부터 TJ Maxx까지 다양한 바이어들과 실질적인 후속 논의를 이끌어냈음을 시사했다.

공동 파트너인 K-Beauty Ave 오수정 대표도 “’선택의 기준‘을 고민하는 미국 바이어들에게 검증된 데이터와 브랜드를 연결하는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 미국 바이어는 “브랜드를 판단할 정보가 부족했던 갈증을 해소해 준 곳”이라며, “실제 판매 데이터가 뒷받침되는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 산실”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13일 토요일에는 일반인들 대상으로 개장해, 오전 10시 오픈 전부터 250여 명이 줄을 서며 K-뷰티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입장한 방문객들은 서두르지 않고 20개 K-뷰티 브랜드 부스를 돌며 깊이 있는 대화와 체험을 즐겼다. 당일에만 500명 이상이 방문했으며, AI 피부 진단 등 체험형 콘텐츠에는 긴 줄이 이어졌다.

백아람 대표는 “3개월 장기 운영을 목표로 한 만큼 사전 RSVP(참석 여부)를 통해 하루 방문객을 분산함으로써, 번잡한 팝업 스토어와 차별화된 쾌적한 관람 환경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AI 기술을 활용한 피부 진단 코너에 몰린 방문객들 / 출처=IT동아


뉴욕 다음 도시는 어디?

현장 2층 공간에서는 20개 브랜드의 팝업을 시작으로, 뷰티 클래스, 크리에이터 워크숍, 라이브 커머스 등 K-컬처를 매개로 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릴레이로 이어진다.

백아람 대표는 “단순 팝업을 넘어 한국의 가치를 지속가능하게 전달하는 플랫폼”이라며, “이미 전 세계 여러 도시로부터 확장 제안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을 총괄한 진 킴 대표 역시 “현지 게스트들이 하우스 오브 케이의 고유한 확장성을 정확히 읽어내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누리하우스가 그리는 미래는 명확하다. 크리에이터 커뮤니티와 리테일, 콘텐츠를 교차시켜 한국 브랜드의 미국 안착을 돕는 ’살아 있는 쇼룸‘이다. 단순히 물건이 팔리는 매장이 아니라, 판매 데이터와 시장 반응이 실시간으로 축적되는 플랫폼 실험의 장을 꿈꾼다.

백아람 누리하우스 대표(맨 왼쪽)와 하우스 오브 케이 관계자 / 출처=IT동아


브루클린 한 켠에 세워진 작은 ’서울‘이 뉴욕을 넘어 또 다른 도시로 확장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증명할 무대가 이제 막 시작됐다.

IT동아 이문규 기자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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