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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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성분이 포함된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는 일부 여성에서 폭식 관련 증상이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 켈리 클럼프(Kelly Klump)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경구 피임약 사용과 폭식 관련 증상 변화의 관계를 대규모로 조사한 첫 번째 사례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미시간주립대 쌍둥이 등록부에 등록된 여성 422명(평균 연령 22세)을 대상으로 추적 관찰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모두 합성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을 함께 포함한 복합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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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연구 시작 전부터 최소 2.5개월 동안 같은 종류의 복합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1주기당 활성 알약 21정과 비활성 알약 7정을 복용했다.
연구진은 이후 49일 동안 참가자들을 추적하며 스트레스나 우울감 때문에 과식하는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찰했다. 이를 감정적 섭식이라고 하며,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 과도하게 음식을 섭취하는 형태의 폭식 행동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호르몬이 들어 있는 알약 복용 기간과 호르몬이 없는 알약 복용 기간에 폭식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 지 비교했다.
분석 결과 같은 여성이라도 활성 알약을 복용하는 기간에 폭식 관련 증상이 더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관찰됐다. 다만 이러한 현상은 모든 참가자가 아닌 일부 여성에서만 나타났다. 연구진은 향후 어떤 여성이 피임약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지 규명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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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연구 책임자인 미시간주립대 심리학과의 켈리 클럼프(Kelly Klump) 교수는 이전 연구에서 월경 주기에 따른 여성 호르몬 변화가 폭식 위험과 관련될 수 있다는 점을 꾸준히 밝혀왔다. 특히 배란 이후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함께 높아지는 황체기(배란 이후부터 다음 월경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기간)에는 폭식이나 스트레스·우울감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 과식하는 행동이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이번 연구는 자연스러운 여성 호르몬 변화뿐 아니라 복합 경구 피임약에 포함된 합성 호르몬도 폭식 관련 증상 증가와 연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클럼프 교수는 “이번 결과는 복합 경구 피임약이 일부 여성에게 미칠 수 있는 잠재적 부정적 영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연구 참가자 모두에게 폭식이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중요하다”며 “피임약은 많은 여성에게 안전하며, 위험은 일부 여성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크지만, 어떤 여성이 특히 취약한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연구 관련 성명에서 말했다.
여성 호르몬이 섭식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전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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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서는 폭식을 줄일 수 있는 방법도 제시됐다.
참가자들은 그날 먹은 음식, 과식 여부, 스트레스 수준, 기분 상태 등을 매일 기록했는데, 이런 자기 모니터링(self-monitoring·스스로 식사와 감정 상태를 기록하는 것) 만으로도 폭식 증상이 감소했다. 감소 효과는 활성 호르몬 알약을 복용하는 기간에도 나타났다.
연구진은 자기 모니터링 과정에서 자신의 식습관과 감정 상태를 더 자주 인식하게 됐기 때문에 과식 행동이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클럼프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자기 모니터링은 위험을 줄이는 효과적인 도구로 확인됐다”며 “여성에게 이러한 도구를 제공하고 의료진이 관련 위험을 이해할수록 보다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만으로 피임약 복용을 중단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복용 후 식욕 변화나 과식 충동이 느껴진다면 식사량과 기분 상태를 간단히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고 정도가 심하다면 처방한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관련 논문 주소: https://doi.org/10.1001/jamanetworkopen.2026.19047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