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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악재도 뚫었다… 사상 첫 ‘9000피’ 시대

입력 | 2026-06-18 23:50:00

워시, 첫 FOMC서 “물가 안정”
금리 동결하며 연내 인상 시사
한은도 내달 올릴 가능성 커져
韓 반도체 랠리에 외국인 “사자”
삼전닉스 강세로 지수 끌어올려




코스피 종가가 9000을 돌파한 18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전광판 앞에서 직원들이 폭죽을 터뜨리며 축하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반도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를 누르며 코스피가 사상 처음 9,000을 돌파했다.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는 세계 시가총액 순위 10위에 들었다.

1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5% 오른 9,063.84로 장을 마쳤다. 장중 9,106.07까지 치솟으며 장중 고점과 종가 기준 고점을 나란히 경신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4200억 원, 7700억 원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1조2800억 원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국내 증시가 개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선 금리 인상 우려가 컸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하면서도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캐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은 이날 첫 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5년 넘게 연준의 장기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고 있다”며 “본 위원회는 반드시 물가 안정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또 연준은 4월 FOMC 이후 내놨던 성명서에 있었던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에 대한 표현을 삭제됐다. 연준의 향후 금리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점도표’의 올해 말 기준금리 예측치 중간값도 3월(3.4%)보다 0.4% 포인트 오른 3.8%로 높아졌다.

이 같은 연준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성명이 공개된 뒤 미국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동반 하락했다. 또 엔, 유로 등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8일 이후 7거래일 만에 100을 넘기며 ‘강달러’를 나타냈다. 연준이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한국은행도 7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릴 것이란 전망이 더욱 유력해졌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의 최근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가 강해졌지만, 코스피는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상승했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E’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메모리 공급난을 호소해 반도체주 투자 심리에 호재로 작용했다. 삼성전자(+4.62%)와 SK하이닉스(+6.51%)가 나란히 강세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우선주 포함)은 2302조 원으로 늘었다. 삼성전자는 메타와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시총 순위 10위에 올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강화됐지만,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아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품귀 현상에 가격 상승세장기공급계약 체결 기대감 반영

메모리 품귀 현상에 가격 상승세
장기공급계약 체결 기대감 반영

코스피가 사상 첫 9000p을 돌파 마감한 18일 부산 한국거래소 본사에서 열린 9,000p 돌파 기념행사에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6.18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코스피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공포에도 지난달 26일 8,000을 돌파한 지 16거래일 만에 9,000을 돌파한 이유는 반도체 실적 기대감이 상당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리가 높아지면 주식 투자 심리는 위축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자산 가격에 작용하는 중력’으로 여겨진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사하자 미국 대표 빅테크 ‘매그니피센트7(M7)’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실적 전망이 더 가파르게 상승 중인 메모리 기업들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17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는 하락했지만, 마이크론은 2.2% 상승했고, 18일 코스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일본 시총 1위 키오시아(+0.94%)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메모리 ‘빅3’ 시가총액이 4조 달러에 근접하기도 했다.

엔비디아가 회사채를 발행하고, 구글과 메타가 유상증자에 나서며 AI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에 나서는 점도 AI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애플이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한 것도 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세를 내포한다.

장기공급계약(LTA)으로 큰 폭의 흑자와 적자를 오가는 메모리 산업의 약점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강윤형 하나증권 연구원은 “25일(현지 시간) 예정된 마이크론 실적에서 장기공급계약을 주목해야 한다”며 “장기, 고정 물량, 부분 고정 가격 등의 구조가 나타나면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안정화되는) 구조적 변화를 맞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대감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SK스퀘어(+6.52%), 삼성전기(+8.27%) 등 AI 밸류체인(가치사슬)의 강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한국 증시의 반도체 대형주 쏠림은 더욱 심화됐다. 18일 종가 기준 코스피 시총에서 삼성전자(우선주 포함)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56.9%로 커졌다. 또 코스피가 2.25% 상승했음에도 상승한 종목은 112개에 그치며 하락한 종목(791개)이 7배 이상이었다. 코스닥은 3.01% 하락한 1,000.93으로 장을 마치며 코스피와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올해 들어 코스피 상승률은 115.1%에 달해 주요국 증시 가운데 압도적 1위를 차지했지만, 코스닥 상승률은 8.2%에 그쳤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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