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소득 증가율 가장 낮은 20대 1만원 이하 식당 ‘거지맵’ 유행 이어 취미생활도 저비용 찾는 사례 늘어
볼꾸(볼펜 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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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하더니, 작년보다 10배 정도는 많이 팔려요.”
16일 서울 종로구 동대문종합시장에서 ‘젤리슈즈’와 꾸미기용 부자재를 판매하는 ‘성도스포츠’ 사장 김종보 씨(63)가 매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김 씨는 “손님은 1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하다”며 “젤리슈즈는 자기 스타일대로 마음껏 꾸밀 수 있어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 것 같다”고 했다.
최근 동대문종합시장 곳곳에서는 투명한 젤리 재질의 샌들과 리본, 비즈 등 각종 액세서리를 찾는 젊은 손님들이 부쩍 늘어난 모습이다. 아무런 장식이 안 달린 기본 신발을 산 뒤 액세서리를 붙여 자신만의 신발로 꾸미는 이른바 ‘젤꾸’(젤리슈즈 꾸미기)가 청년층 사이에서 유행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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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 동대문신발상가에서 20대 여성들이 ‘젤꾸’(젤리슈즈 꾸미기)한 뒤 젤리슈즈를 신어보고 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4, 5년 전만 해도 골프나 위스키 수집, 일식 오마카세 즐기기 등 고비용 여가가 청년층의 ‘취향 소비’로 주목받았다면 최근에는 소소한 꾸미기형 취미가 인기를 끌고 있다. 1만 원 안팎에 꾸밀 거리를 직접 고르고, 만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날 동대문종합시장에서는 젤리슈즈뿐 아니라 ‘볼꾸’(볼펜 꾸미기), ‘가꾸’(가방 꾸미기), ‘폰꾸’(휴대전화 케이스 꾸미기) 등 다양한 꾸밈용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매장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지수 씨(25)는 4000원으로 다양한 액세서리를 구입해 ‘나만의 볼펜’을 만들었다. 이 씨는 “세상에 하나뿐인 물건을 만들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시설을 활용해 무료로 취미생활을 이어가는 이들도 있다. 류으뜸 씨(35)는 지난해 캘리그래피 등 취미 활동에 월 10만 원가량을 썼지만 최근에는 모두 그만두고 다른 취미를 찾았다. 류 씨는 “요즘은 지인들과 글쓰기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다”며 “종합사회복지관 무료 시설에서 녹음해 비용 부담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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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비용 부담을 낮추면서 취향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청년층의 소비 성향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고물가·고비용 시대에 청년층은 적은 비용으로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소비를 찾고 있다”며 “‘젤꾸’ 같은 취미는 비용 절감과 동시에 자기표현 욕구도 충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년 세대의 호응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조승연 기자 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