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미앵 잘레 안무가와 나와 코헤이 작가가 함께 만든 현대 무용 ‘플래닛(방랑자)’. GS아트센터 제공
특히 잘레 안무가는 일본 예술가 나와 코헤이(51)와 2016년부터 여러 작품을 함께 해왔다. 이 가운데 ‘플래닛(방랑자)’과 ‘미스트’, ‘프리즘’이 한국을 찾는다. 24일부터 28일까지 서울 GS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작품의 무대 미술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플래닛’을 중심으로 미리 살펴봤다.
나와 작가는 박제된 동물의 표면을 수정 구슬로 덮은 작품으로 국내 미술품 소장가들에게도 익숙하다. 동물뿐 아니라 의자, 컴퓨터 같은 일상적 사물에도 유리구슬을 입히는데, 여기서 그가 관심을 갖는 건 ‘피부’다. 작가는 “세상 모든 물체가 입자로 구성돼 있고, 이 입자를 모아 형태와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 피부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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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닛’ 무대 바닥엔 빛을 반사하는 검은 알갱이들이 깔려 있다. 태초의 행성이 태어나는 칠흑 같은 어둠을 표현했다. 이 입자들은 무용수들이 움직일 때마다 흩어지며 행성의 지형이 변하는 과정을 표현한다.
‘플래닛’은 잘레 안무가와 나와 작가가 함께 방문한 일본 이시노마키 지역에서 본 풍경에서 출발했다. 이 곳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봤던 지역 중 하나. 파도에 밀려와 해안가에 처참하게 내동댕이쳐진 거대한 나무 그루터기와 뿌리를 보며 두 사람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거대한 자연의 힘 앞 놓인 연약한 생명은 지구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투쟁, 쾌락, 고통 등 상반되는 여러 감정을 끌어온다.
잘레 안무가는 “플래닛의 핵심은 다양한 재료”라며 “좀처럼 길들여지지 않는 나와의 무대 세트와 무용수들이 관계를 맺는 것이 관건”이라며 “바닥은 모래로 덮여 있어 불안정하고, 지면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다. 그 위에서 움직이려면 완전히 새로운 감각을 발달시켜야 한다” 고 했다. 나와 작가는 “다미앵이 무용수의 안무를 짜듯, 나는 무대 위에서 전개되는 다양한 재료를 안무한다. 말하자면 ‘재료의 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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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