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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끊임없이 재구성한 우리… 아시아인은 누구인가

입력 | 2026-06-17 04:30:00

ACC ‘코스모 아시아 피플’ 기획전
亞 8개국 참여, 회화 등 102점 선봬



현대무용가 안은미가 아시아적 미감을 무대 위의 한 장면처럼 연출해 선보인 설치 작품.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한자 ‘双’은 쌍을 뜻한다. 여기에 ‘又’(또 우)를 하나씩 더하면 ‘叒’(따를 약), ‘叕’(연할 철)이 된다. 중국의 인터넷 신조어 ‘우쌍약철(又双叒叕)’은 무언가 자주 바뀌거나 어떤 일이 자주 일어나는 걸 뜻하는 말. 말레이시아 작가 탄 지 하오는 총 10개의 ‘又’로 이뤄진 설치 작품 ‘또 당신이군요’를 통해 끝없이 변화하고 회귀하는 ‘우쌍약철’, 즉 동양적이면서도 우주적(cosmic)인 가치를 표현했다.

고정된 실체가 아닌,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돼 온 아시아인과 아시아적 가치를 조명한 기획전 ‘코스모 아시아 피플: 행성 시대 피플을 재발명하기’가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최근 개막했다. ‘땅설법’으로 잘 알려진 다여 스님과 싱가포르의 사실주의 화가 추아 미아 티 등 아시아 8개국 작가 31인이 참여해 회화, 설치, 미디어아트 등 102점을 선보이고 있다.

작품들은 서구 중심적 사고에 저항하지만, 일률적인 ‘아시아적 미감’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전시 후반에는 출신지가 다른 작가 8명에게 ‘3가지 조건 아래 4가지 색깔만을 사용해 포스터를 만들 것’을 요청해 완성된 결과물들이 걸려 있다.자연의 존재와도 공존할 것을 제안하며 공동체의 정의를 넓힌 작품들도 있다. 갈대와 사탕수수를 사용해 사람의 시선보다 낮은 ‘땅’의 풍경을 표현한 작품 ‘블랙 메도우’도 그중 하나다. 전시장을 나설 땐 동양화의 현대화를 모색했던 화가 서세옥(1929∼2020)이 남긴 말을 곱씹어 보게 된다.

“나는 특별히 자연과 인간을 나눠서 그린 건 아닙니다. 인간, 그것을 자연의 하나로 바라보는 것이 동양의 정신이고 지혜라고 생각해 봅니다.” 8월 23일까지.



광주=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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