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신작 ‘상자 속의 양’
고레에다 히로카즈. 미디어캐슬 제공
5일 서울 강남구 영화배급사 NEW 사무실. 올해 프랑스 칸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 ‘상자 속의 양’ 주인공인 쿠와키 리무(10)는 질문을 듣고 당황한 듯 눈을 굴렸다. 옆자리에 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64)이 “그냥 아저씨인 줄 알았지?”하며 웃자, “그건 아닌데…. 진짜에요?”라고 되물었다.
배우 쿠와키 리무가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상자 속의 양‘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6.4 뉴스1
광고 로드중
10일 개봉하는 ‘상자 속의 양’은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진 로봇 카케루(쿠와키 리무)가 아이를 잃은 부부의 삶에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공상과학(SF) 영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10번째 칸 국제 영화제 초청작이기도 하다. NEW 제공
이때 주목해야 할 점은 오토네와 켄스케 부부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 작품을 ‘AI 영화’로만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며 “자아를 갖게 되는 휴머노이드에 중심을 두기보다는 ‘휴머노이드를 원하는 인간들과 그들의 마음’을 그려내려 애썼다”며 “영화를 볼 때 부부에게로 시선이 갔으면 했다”고 말했다.
영화 속 인간들은 생전의 좋은 기억들만 골라 죽은 아이를 되살려내고, 카케루에게 진짜 아들의 영혼을 투영하면서 다시 한번 행복한 가정이 될 것이란 희망을 욱여넣는다. 하지만 영화는 인간의 바람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파고들면서, 부부가 카케루를 통해 비로소 상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쫓는다. “죽은 사람은 과연 누구의 것인가”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는 감독의 의도가 통하는 순간이다.
10일 개봉하는 ‘상자 속의 양’은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진 로봇 카케루(쿠와키 리무)가 아이를 잃은 부부의 삶에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공상과학(SF) 영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10번째 칸 국제 영화제 초청작이기도 하다. NEW 제공
광고 로드중
“돌아가신 아버지가 눈앞에 나타난다면 정말로 전하고 싶은 말이 하나 있어요. 그럼에도 죽은 사람은 어디까지나 죽은 사람의 것이라 생각해요. 그런 기술은 사람의 이기심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요.”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