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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먹다 머리 ‘띵’…설마 병은 아니겠지?[건강팩트체크]

입력 | 2026-06-07 14:00:00


사진출처=pixabay

 차가운 아이스크림이나 빙수, 음료를 급하게 먹다가 갑자기 이마가 깨질 듯 아파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얼마 안 가 사라지지만 꽤 강력하다. 이 통증을 ‘아이스크림 두통(ice cream headache)’ 혹은 ‘뇌 동결(brain freeze)’이라고 부른다.

아이스크림 두통의 원인은 입천장이나 목 뒤쪽이 갑자기 차가워지면서 혈관이 급격히 수축한 뒤 다시 확장되는 과정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사진출처=pixabay

이 과정에서 혈관 주변 통증 신호가 얼굴과 이마 감각을 담당하는 삼차신경을 자극해 실제로는 입안이 차가워졌는데도 머리 깊숙이 통증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카릴리언 의대의 신경과 전문의 크리스토퍼 라우(Kristofer Rau) 교수에 따르면, 차가운 자극은 입천장 주변 혈관을 빠르게 수축한다.

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몸의 특정 부위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특히 머리는 매우 중요한 부위이기 때문에 머리 안쪽에서 차가운 자극이 느껴지면 몸은 그 부위를 다시 따뜻하게 만들려고 반응한다.

이를 위해 입천장 혈관으로 따뜻한 혈액을 빠르게 보내 혈류를 증가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혈관이 갑자기 확장된다. 문제는 신경세포가 이 급격한 혈관 확장을 감지하고, 뇌가 이를 ‘통증’으로 해석한다는 점이다.

흥미로운 점은 실제 자극은 입천장에서 시작되는데, 통증은 주로 이마와 얼굴 위쪽에서 느껴진다는 것이다.

존스 홉킨스 의대 이비인후·두경부외과 보이텍 미들라즈 교수에 따르면 이 현상에는 삼차신경이 관여한다. 삼차신경은 얼굴과 머리 곳곳으로 나뭇가지처럼 퍼져 있는데, 주요 가지 중 하나가 이마까지 뻗어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는 아이스크림 두통이 연관통의 한 예라고 설명했다. 연관통은 실제 변화가 일어난 부위와 다른 곳에서 통증을 느끼는 현상이다.

즉 입천장 부위의 혈관과 신경이 갑자기 자극을 받지만, 실제 통증은 머리 위쪽이나 이마에서 느껴진다는 것이다.

아이스크림 두통을 특별히 잘 느끼는 사람도 있다.

연구에 따르면 편두통 환자가 이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평소 편두통이 있는 사람은 삼차신경이 더 예민하기 때문에 아이스크림 두통에도 더 취약할 수 있다.

아이스크림 두통은 대개 편두통보다 훨씬 짧고 날카로운 통증으로 나타나지만, 둘 다 이마 부위에서 욱신거리는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아이스크림 두통은 수십 년 동안 편두통 연구에서 실험 모델로 활용돼 왔다. 차가운 자극으로 짧은 시간 안에 삼차신경을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챗GPT 생성 이미지.


신경과 전문의인 안양윌스기념병원 뇌신경 센터 구경모 원장은 동아닷컴에 “아이스크림 두통과 편두통은 병태생리학적으로 유사한 기전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두 질환 사이의 연관성은 비교적 높은 편”이라며 “실제로 편두통 병력이 있는 사람은 편두통 병력이 없는 사람보다 아이스크림 두통을 경험할 가능성이 약 2~3배 높다고 보고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이스크림 두통이 자주 나타난다고 해서 모두 편두통 환자인 것은 아니다.

구 원장은 “두통의 양상, 지속 시간, 유발 요인, 동반 증상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한쪽 머리가 욱신거리거나, 빛과 소리에 예민해지거나, 메스꺼움이 동반되거나, 두통이 수 시간 이상 지속되며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편두통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음식을 먹어도 멀쩡한 사람도 있다.

전문가들은 삼차신경의 민감도와 혈관 반응 정도의 개인차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행히 통증은 대부분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보통 30~60초 안에 사라진다.
일반적으로 건강에 해를 끼치지도 않는다.

라우 교수는 버지니아텍 뉴스를 통해 “통증 자체는 매우 불쾌하지만, 이는 몸을 보호하기 위한 뇌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며 “실제로는 잠깐의 차가운 자극이 몸에 손상을 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통증을 완화하는 방법도 있다.
만약 아이스크림 두통이 생겼다면 혀를 입천장에 대어 따뜻하게 하거나 온기가 있 음료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조언하는 예방법도 있다.
차가운 음식이나 음료를 조금씩 천천히 먹고 마시면 몸이 적응할 시간을 벌 수 있어 아이스크림 두통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 더.
아이스크림 두통처럼 느껴지지만 병원 진료가 필요한 증상도 있다.

구 원장은 “차가운 자극이 사라진 뒤에도 심한 두통이 계속되거나, 편마비·구음장애·심한 어지럼증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거나, 50세 이후 처음 경험하는 두통이라면 단순한 아이스크림 두통으로 넘기지 말고 신경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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