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는 모습. AP/뉴시스
지난해 12월 영국 남부 사우샘프턴에서 시크교도의 흉기 공격을 받은 백인 청년이 경찰의 오인 대응으로 수갑을 찬 채 숨진 사건이 영국 사회의 인종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 등 강경 우파 정치인들이 “백인 역차별”을 주장하며 공세에 나섰다. 중도 및 좌파 진영은 “비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맞서고 있다.
1일 영국 사우샘프턴 형사법원은 반 년 전 귀가 중이던 백인 학생 헨리 노박(당시 18세)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시크교도 비크룸 디그와(23)에게 최소 복역 기간 21년의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디그와는 범행 직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노박이 내 터번을 벗기고 머리를 잡는 등 인종차별적 공격을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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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판결이 내려진 사우샘프턴 법원 일대에서는 디그와에 대한 더 강경한 판결을 외치는 사람들과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두 시위를 벌였다. 특히 패라지 대표는 경찰이 인종차별 비판을 두려워해 살인 사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패라지 대표는 이번 사건을 2020년 5월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백인 경관의 목조르기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고 비교하며 “백인의 생명 또한 흑인 생명만큼 중요하다”고 외쳤다. 플로이드 사건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인 인종차별 반대 운동으로 번졌고 당시 구호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또한 널리 확산됐다.
반면 중도 우파 성향인 제1야당 보수당의 케미 베이드녹 대표는 “흑인도, 백인의 생명도 따로 말하고 싶지 않다. 모든 사람은 소중하고 헨리 노박 또한 소중하다”고 반박했다. 인도계이며 중도좌파 성향인 집권 노동당 소속 샤바나 마무드 내무장관은 “비극에서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는 자들을 규탄해야 한다”며 패라지 대표를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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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