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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데이터로, 데이터를 광고로”…‘디지털 IP’ 광고 제작 공모전 여는 정의석 씨[김현지의 with AI]

입력 | 2026-06-03 10:00:00


“AI 영상 시장에서 초상권 문제는 언젠가 반드시 정리될 것입니다. 그 표준을 우리가 먼저 만들고 싶었습니다.”

정의석 줄라이하우스 대표(사진)는 자사가 기획한 국내 최초 AI 광고 영상 공모전의 취지를 이렇게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배우 황찬성과 노라조 밴드의 디지털 초상 자산을 활용해 실제 브랜드 광고 영상을 AI로 제작하는 행사로, 딥페이크 논란이 끊이지 않는 AI 영상 시장에서 합법적인 디지털 IP 활용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영화 ‘추격자’, ‘범죄도시’ 등 흥행작의 제작 및 투자사를 이끌었던 정 대표가 AI 콘텐츠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초상권 침해 논란이 반복되는 현실에서 디지털 IP 활용 생태계를 먼저 구축하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지금은 디지털 IP를 합법적으로 쓸 방법이 없으니 유명인의 얼굴을 딴 AI 영상을 만들어 배포하면 불법이고 초상권 침해 논란이 생기는 것”이라며 “어느 시점에는 디지털 IP가 굉장히 합법적인 룰로 셋업이 될 거고 그때 디지털 IP의 의미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100여 대 카메라로 표정·몸짓까지 데이터로

공모전의 핵심 소재인 디지털 IP는 100여 대의 카메라가 장착된 3D 스캐너로 인물의 외형과 표정, 목소리, 말투까지 정밀하게 스캔해 데이터베이스화한 디지털 초상 자산이다. 배우 황찬성과 노라조 밴드는 공모전에 앞서 이 스캐너를 통해 자신의 디지털 자산을 구축했으며 이번 공모전을 통해 해당 데이터를 일반에 공개한다.

공모전 참가자들은 줄라이하우스 관계사 아캐인의 공식 AI 영상 제작플랫폼 ‘VIVID AI’를 통해 고품질 영상을 자유롭게 생성·편집할 수 있으며 무료 크레딧도 전폭 지원받는다. 참여 브랜드는 ‘복순도가(주류)’, ‘트루스오브뷰티(화장품)’, ‘이뮤니카(커피)’, ‘한솔신약’ 등 4개다. 작품 접수는 오는 6월 8일부터 시작하며 총 상금은 1300만 원이다.

노라조 밴드 조빈 씨의 디지털 DNA를 이용해 만든 AI 생성 이미지. 줄라이하우스 제공

디지털 IP의 관리는 줄라이하우스의 관계사 KDDC가 맡는다. KDDC는 현재 한국연예인매니지먼트협회와 협업해 소속 연예인들의 디지털 IP를 순차적으로 구축 중이며 배우 전노민 씨 등 5월 현재 50여 명의 데이터를 확보한 상태다.

정 대표는 “디지털 IP는 당사자의 동의 하에 공식 IP로 등록된 합법적 데이터”라며 “등록된 데이터에 한해서만 합법적 사용을 승인하는 인증 체계를 통해 AI 시대의 초상권 보호 표준을 정립해나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광고 매칭 플랫폼·AI 영화까지…디지털 IP 생태계 전반 겨냥

정 대표의 구상은 디지털 IP 데이터베이스 구축 뿐 아니라 AI 영상 생성 툴 개발과 운영, 영상 제작 전문 인력 양성, 디지털 IP 거래 플랫폼 운영, AI 영상 직접 제작에 이르기까지 AI 지식재산권 엔터테인먼트 생태계 전반을 아우른다.

 줄라이하우스 관계사 아캐인의 공식 AI 영상 제작플랫폼‘ VIVID AI’의 UI. 줄라이하우스 제공

이번 공모전에서 선보이는 디지털 IP 데이터베이스와 AI 영상 생성 플랫폼 이외 디지털 IP와 광고주를 직접 연결하는 매칭 플랫폼 ‘클링크’ 역시 빠른 시일 내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광고주가 원하는 이미지, 성별, 연령대 등의 조건을 클링크에 입력하면 플랫폼이 등록된 아티스트 데이터에서 조건에 맞는 인물을 자동으로 찾아 제공하고 광고 의뢰부터 계약까지 전 과정을 플랫폼 안에서 일괄 처리한다.

콘텐츠 제작 영역에서도 굵직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영화 ‘그것 만이 내 세상(2018년 개봉)’의 최성현 감독과 AI의 협업으로 완성되는 AI 좀비 장편영화 ‘더 나이트’는 국내 및 미국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작품으로 올해 연말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 대표는 “기존 방식으로 따지면 100억~150억 원이 투입되는 ‘미들 버짓(middle-budget)’ 작품을 AI 기술만으로 만들고 있다”며 “향후 연간 20~30편의 숏폼 드라마와 3~5편의 장편영화 및 OTT용 애니메이션을 제작, 유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중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하이브리드 장편 애니메이션 ‘이카루스’는 25분 분량의 72부작으로 시즌 8까지 이어지는 대형 프로젝트다.

정의석 대표는  “AI로 인해 영상 생태계가 근본적으로 재편되는 시점이 4∼5년 내 도래할 것”이라며 “합법적인 디지털 IP 활용이 업계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도록 그 첫번째 이정표를 이번 공모전으로 찍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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